우리는 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환영해야 할까. 첫째, 북한측의 참가는 평창동계올림픽을 모두가 간절히 염원해온 명실상부한 ‘평화올림픽’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북한의 참가는 스포츠를 통해 세계평화에 기여한다는 올림픽 정신을 가장 잘 구현하는 상징이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올림픽 정신의 위대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 한반도에서 남북한이 스포츠경기마저 함께 하지 못하고 대결과 긴장만 이어간다면 역대 최악의 동계올림픽으로 기록될 게 뻔하다.

둘째, 북한의 참가는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오판에 의한 전쟁의 가능성을 크게 낮출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연이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이에 맞대응한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압박이 악순환,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의 사용가능성과 오판에 의한 일촉즉발의 전쟁공포감에 시달렸다. 물론 지금도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참가결정으로 인해 긴장이 완화되고, 전쟁 위기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판문점 연락채널과 서해지구 군 통신선 복원 등이 이뤄지면서 남북간 긴급연락이 가능해졌고, 이에 따라 적어도 오판에 의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사전에 막을 수 있게 되었다.

셋째, 북한 참가로 인한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는 경제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역인지도 상승으로 인한 관광객 및 관광수익 증가, 국가이미지 상승, 지역경제활성화와 국토균형발전촉진, 그리고 우리의 IT 및 첨단기술발전 홍보 등이 가시적 효과들이다. 국민들이 전쟁 공포감에서 벗어나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평화적 환경이 조성된 점도 간과할 수 없는 효과다.

넷째, 북한 엘리트들의 긍정적 변화 효과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수백 명에 이르는 체육, 예술, 언론, 대남 분야의 주요 인사들로 구성될 대표단은 북한 내 최고 엘리트계층에 속한다. 이들이 올림픽참가를 통해 자연스럽게 국제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갖게 되고 전세계인들의 목소리가 이들을 통해 북한 당국과 주민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전해질 것이다. 세계가 어떻게 변화, 발전하고 있으며, 세계가 어떤 북한을 원하는지를 느끼게 될 것이다. 고위급대표단을 비롯해 선수단, 예술단, 시범단, 응원단, 기자단, 참관단 등 북한측의 핵심 인사들이 한국을 경험하고 스포츠를 통해 세계를 경험한다면 개혁ㆍ개방 필요성과 더불어 외부세계와의 소통과 교류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될 것이다. 올림픽은 북한 대표단에게 국제사회의 규칙과 기준을 학습시킬 수 있는 다시 없는 기회이기도 하다. 상호 존중의 정신에 따른 접촉과 소통 없이는 평화롭고 자발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가 없음은 동서독 사례가 역사적으로 실증한 바 있다. 더구나 이들은 언젠가는 함께 살아가야 할 이웃들임을 고려하면 아량과 포용을 베풀지 못할 이유가 없다.

다섯째, 북한의 올림픽참가는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향한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북한은 국제사회와의 교류를 통해서 자신들이 고립봉쇄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떤 결단과 행동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절실히 느끼게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북한이 당장 핵을 내려놓는 결단은 하지 못하더라도 체제생존을 위해서 점진적이라도 비핵화 프로세스를 밟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 북핵 문제의 완전해결까지는 지난한 협상과정을 요구한다.

북한의 의도가 무엇이든 상당기간 도발을 자제하고 관계개선에 협력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어렵게 맞은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를 살려 한반도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의 미래를 주도적으로 만들어 내야 한다. 남북한이 힘을 합쳐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그 이후의 과제도 극복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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