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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소굴에 발목 잡힌 트럼프, 연방정부 ‘셧 다운’ 위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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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소굴에 발목 잡힌 트럼프, 연방정부 ‘셧 다운’ 위기까지

입력
2018.01.17 17:0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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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퀘어 앞에서 진행된 미국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추모 행사에서 한 집회 참가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난 표정을 지은 가면을 쓴 채 걸어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퀘어 앞에서 진행된 미국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추모 행사에서 한 집회 참가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난 표정을 지은 가면을 쓴 채 걸어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주년(20일)을 앞두고 연방정부가 ‘셧 다운’(일시 기능정지) 위기까지 내몰리는 등 미국 정국이 혼돈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거지소굴’(shit hole) 발언으로 공화ㆍ민주당 사이의 예산안 협상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백악관과 정치권은 네 탓 공방에만 열을 올리며 사태를 더욱 키우고 있다. ‘셧 다운’ 우려로 뉴욕 증시가 요동을 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 차별 발언에 민주당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새해 예산안 협상이 중단돼 연방정부 ‘셧 다운 사태’가 임박했다고 전했다. ‘셧 다운’ 사태를 막으려면 19일까지 예산안이 통과돼야 한다. 그러나 임시방편으로 4주짜리 단기 예산 지출안을 마련한 채 협상을 벌여온 공화ㆍ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둘러싸고 한치도 양보하지 않고 있어, 최악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셧 다운’이 현실화하면 연방정부 지출이 막혀 정부 기능이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경찰, 항공 등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 직결되는 필수 서비스를 제외하고 인프라 투자사업이나 공공보조 등과 관련된 모든 예산지출이 중단된다.

미국 언론은 ‘셧 다운’ 위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초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 미등록 이주자 청년 추방유예(DACA) 구제 법안과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의 ‘패키지 딜’을 제안했을 때만 해도 민주당은 우호적인 분위기였다. 당시 트럼프는 “내가 욕을 먹겠다”며 초당적 합의를 강조해 달라진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아프리카 국가들을 겨냥해 막말을 퍼부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민주당은 강경 기류로 돌아섰고, 협상은 더 이상 진척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 인사들이 단기 예산안 카드를 추가적으로 모색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야당 원내 전략을 담당하는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의원은 WP에 “불법 체류 청년 문제에 대한 해결책 없이는 응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백악관도 물러서질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민주당이 일괄 사면과 국경치안 문제를 트집잡아 정부를 ‘셧 다운’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예산안 처리 지연의) 최대 패배자는 역대 어느 때보다도, 지금 당장 필요한 군사력 재건”이라고 적었다. 협상 파행 책임을 민주당에게 떠넘기며 압박에 나선 것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의 (거지소굴) 발언이 협상을 교착시킨 게 아니다”면서 “민주당이 오히려 대통령이 뭔가를 성취하는 것을 지원하지 않기 위한 구실로 이 문제를 활용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백악관과 민주당이 기 싸움을 벌이면서 그나마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치적인 증시도 영향을 받고 있다. 다우지수는 이날 한때 2만6,000선까지 상승했으나, 마감 무렵 2만5,702선까지 밀렸다. CNBC는 “다우지수가 무려 400포인트 가까이 출렁거리면서 2016년 2월 이후로 가장 변동성이 심했다”며 “이는 ‘셧 다운’ 우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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