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이 교수 성추행 폭로
당국 검열에 확산여부 미지수
미투 해시태그. 연합뉴스

중국에서 지난 13일 두 번째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캠페인 동참자가 나왔다. 새해 첫날 미국에 거주하는 여성의 폭로가 있은 지 12일 만에 중국 내에서도 성추행 고발이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미투 캠페인이 활성화할지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14일 중국청년보 등에 따르면 자신을 베이징(北京)의 여대생이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이 중국의 유명 토론사이트인 즈후(知乎)에 ‘베이징대외경제무역대학의 쉐(薛)모 교수로부터 지난 2년간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발했다. 이 여대생은 지난 1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뤄첸첸(羅茜茜) 박사의 성추행 폭로에 용기를 얻었다고 밝혔다. 뤄 박사는 웨이보(微博)를 통해 12년 전 베이징항공대에서 박사과정 지도교수인 천샤오우(陳小武)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대외경제무역대학 측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현재 학술토론회 참석차 해외로 나간 쉐 교수가 귀국하는대로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번 여대생의 폭로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성폭행 피해 고발 운동인 미투 캠페인의 중국 내 두 번째 동참이다. 그러나 추가 폭로자가 계속 나올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당국의 검열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중국 페미니즘 전문가인 레타 훙 핀처씨는 “국경 밖에서 일어나는 정치ㆍ사회적 격변에 민감하게 대응해온 중국 정부가 미투 캠페인을 잠재적 위협 요소로 볼 것이란 점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 법ㆍ제도상의 맹점과 중국인들의 전반적인 의식 수준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중국의 한 페미니스트는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는 성폭력이나 성추행을 처벌하는 형법 조항이 없다”고 말했다. 또 “중국 여성의 80%가 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온 적이 있지만 여전히 피해자의 책임을 거론하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는 게 사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상하이(上海)ㆍ광저우(廣州)ㆍ항저우(杭州) 등 일부 대도시를 중심으로 여성 학자와 전문직 여성, 언론인 등이 나서 성폭력 실태 파악과 미투 캠페인 동참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핀처씨는 “미투 캠페인이 기본적인 인권의 문제라는 점에서 볼 때 어렵게 트인 물꼬가 막히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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