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서 트럼프에 10%포인트 우위
‘민주당판 트럼프’ 우려에 소통능력 기대도
2013년 11월20일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 초청으로 백악관을 방문한 오프라 윈프리가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통령 자격이 차고 넘친다.”

미국 여배우 메릴 스트립이 CNN방송에서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의 2020년 미국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질문을 받자 내놓은 응답이다. 윈프리는 지난 7일(현지시간) 제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수상 연설이 막대한 반향을 불러 일으키면서 갑작스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로 부상했다. 스트립은 “우리는 이 나라를 대변하는 가치와 원칙을 강조하는 긍정적이고 영감을 주는 메시지를 갈구해 왔다”면서 윈프리가 그것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윈프리의 대선 출마설에 미국 언론이 며칠째 들썩이고 있다. NBC방송 등은 10일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 조사를 인용, 윈프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 10%포인트 앞선다고 보도했다. 윈프리 본인도 대통령 출마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후문까지 나오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윈프리와 연인 관계인 사업가 스테드먼 그레이엄은 “대중의 요청에 달렸다. 분명히 출마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스트립 같은 유명 민주당 지지자들의 반응은 열광적이다. 언론을 지지하고 비백인과 여성의 발언권을 늘리자고 주장한 윈프리의 골든글로브 연설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미지와 완벽한 대조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나 공무 경험이 전혀 없는 유명인이 유명세만을 믿고 대선에 나설 경우 정책이나 정국 운영 방향성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허점을 드러낼 것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오프라를 지지하는 논거도 45(45대 대통령인 트럼프를 가리킴), 반대하는 논거도 45”라며 윈프리가 ‘민주당판 트럼프’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브리아나 그레이 객원편집위원은 “버니 샌더스나 트럼프 등에 반대해 힐러리 클린턴의 주류 정치 경험을 강조했던 민주당이 윈프리를 후보로 내세우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윈프리가 대선에 나설 경우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온라인매체 복스(Vox)는 미국 유권자가 유명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은 그의 정책을 기대해서가 아니라 그가 미국적 가치의 화신(化身)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영화배우 출신인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자비로운 아버지상’을 구현해 국민 지지를 얻었고 ‘위대한 소통자’란 별명까지 붙었다. 오랫동안 진행자로 활동하며 대중과 연결된 윈프리 역시 ‘공감과 지혜의 상징’으로서 뛰어난 소통능력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윈프리의 성공을 비판적으로 평가한 ‘오프라 윈프리의 시대’의 저자 재니스 펙은 “윈프리는 성공한 기업인에, 미디어 업계의 우상이고, 클린턴처럼 신자유주의 성향 민주당원이기도 하다”라며 그가 미국 주류사회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마이클 콘필드 조지워싱턴대 정치경영대학원 글로벌센터장은 “(윈프리가) 소통 능력만으로 대통령이 될 수는 없겠지만 대선에 나서기까지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면서 “성공 가능성은 좋은 팀을 구성하는 능력에 달렸다”고 전망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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