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중량급 대표단 마주 앉아

조명균 장관, 천해성 차관
북측과 풍부한 회담 경험
노태강 문체부 차관까지
장ㆍ차관 3명이나 포함
北 대남기구 조평통서 3명
개성공단 실무 담당한 황충성
“경협 논의 염두 포함” 분석

2년 5개월 만에 열리는 남북 장관급 당국회담에 대표단장으로 마주앉게 될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은 양측의 최고 ‘회담통’이다. 특히 남측은 사상 처음으로 통일부 장ㆍ차관을 모두 회담장에 내보낸다. 북한은 남측 대표단 구성에 맞춘 라인업을 짰다는 평가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관련 실무사항이 긴급한 의제긴 하지만 남북 관계 전반에 걸친 현안을 둘러싼 치열한 탐색전도 벌어질 전망이다.

남측 수석대표 조 장관은 현재 통일부에서 회담 경험이 가장 풍부하다. 1984년 국토통일원 시절 통일부에 입부한 그는 1990년 중ㆍ후반부터 정부와 민간 차원의 대북 지원과 이산가족 문제 해결 등을 위한 회담 대표를 맡아왔다. 김대중ㆍ노무현 정부에서는 금강산 관광 활성화와 남북 경제협력 등을 위한 회담 대표를 도맡았고 개성공단 출범 당시에도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을 맡아 북측과의 협의를 이끌었다. 2007년 10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정상 회담장에 대통령 통일외교안보정책비서관으로 배석하기도 했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 역시 남북 회담과 인연이 깊다. 2007년 10ㆍ4 남북 정상회담 때 통일부 회담기획부장을 맡았고, 2013년 6월엔 남북 장관급 회담을 위한 판문점 실무 접촉에 수석대표로 나갔다. 당시 북측에서 여성인 김성혜 조평통 서기국 부장이 나와 ‘남남북녀 회담’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평창 올림픽 주무 부처 차관으로서 북측의 참가와 관련한 제반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인사다. 문체부 체육국장이던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나쁜 사람’으로 지목해 좌천됐다가 현 정부 들어 화려하게 부활했다.

북측은 남측이 제시한 명단과의 균형과 대응관계를 감안해 대표단을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 대표 3명이 조평통 소속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조평통은 대남 전략ㆍ전술 집행 기구다. 한때 노동당 외곽단체라는 지위 탓에 통일부 상대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2016년 6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국가기구로 격상되면서 논란이 해소됐다.

조 장관의 카운터파트인 리 위원장 역시 조 장관과 마찬가지로 남북 협상 경험이 넉넉한 대표적 ‘대남통’으로 꼽힌다. 군 출신인 그는 2006년 남북 군사 실무회담 수석대표 접촉 당시 북측 대표로 참가했고, 개성공단 3통(통행ㆍ통신ㆍ통관) 문제 논의를 위한 2010년 3월 남북 실무 접촉 당시에는 북측 단장으로 나서기도 했다. 2010년 천안함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최측근이다.

천 차관 상대방인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도 2000년대부터 여러 남북 당국회담에 참여해온 대표적 ‘회담 일꾼’이다. 전인철 전 북한 외교부 부부장의 아들인 그는 조평통에서 잔뼈가 굵었다. 최근 남북 회담인 2015년 12월 차관급 당국회담에 대표로 나와 당시 황부기 통일부 차관을 상대했다.

노 차관 대응 인물로 추측되는 원길우 체육성 부상은 지난달부터 북한 매체가 북한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소개하고 있다. 황충성 조평통 부장은 개성공단 관련 실무회담에 수차례 나섰던 인사로 북한이 향후 경협 관련 논의를 염두에 두고 대표단에 포함시켰다는 분석이다.

남북 대표단 구성상 전체회의에서는 조 장관과 리 위원장이 주로 대화하고 합의문이나 공동보도문 등 향후 회담 결과물을 조율하는 실무대표 접촉은 천 차관과 전 부위원장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평창 올림픽 참가 관련 실무 협의는 노 차관과 원 부상 몫이다.

통상 남북 장관급 회담 대표단이 통일장관 수석대표와 관계 부처 실ㆍ국장으로 구성됐던 전례를 고려할 때 통일부 장ㆍ차관이 모두 대표단에 들어간 건 이례적이다. 2000년 6ㆍ15 남북 공동선언 후속 조치로 그 해 7월 열린 장관급 회담에 장ㆍ차관 3명이 포함된 적이 있지만 당시엔 통일부 장관과 재정경제부ㆍ문화관광부 차관이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통일부 장관에게 전권 수석대표를 맡기고 차관까지 넣었다는 건 이번 회담 목적이 원포인트 해결이 아니라는 뜻”이라며 “회담장에서 북측이 의제로 제기할 남북 관계 현안에 대응해야 하는 데다 후속 실무회담도 뒤따를 수밖에 없는 만큼 이를 감안해 (명단을) 짰다”고 설명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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