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정권 통틀어 실세 중의 실세.’

최근 구속된 자유한국당 최경환(63) 의원은 박근혜 정권 내내 요직을 두루 꿰찬 친박(근혜)계의 핵심이었다. 한 중진 의원은 “‘문고리 3인방’(안봉근ㆍ이재만ㆍ정호성)을 포함해 청와대를 틀어쥐고, 내각에선 국무총리 직무대행까지 지냈으며, 당에선 친박의 좌장이었으니 당ㆍ정ㆍ청을 아우른 최고 실세였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의 구속은 친박계라는 구체제의 몰락을 상징한다.

흥미롭게도 그를 친박계에 끌어온 건 김무성 한국당 의원과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였다.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캠프를 총괄했던 김 의원은 캠프의 종합상황실장을 맡을 인물로 최 의원을 영입했다. 평소 ‘형님, 아우’로 지내 가까운 데다 최 의원에겐 재력도 능력도 있었다.

그보다 앞서 최 의원을 정치권에 발을 딛게 한 데엔 유 대표의 역할이 컸다. 유 대표를 중심으로 뭉친 경제전문가 그룹에 최 의원도 있었다. 대선을 2년 앞둔 2000년 이회창 전 총재를 도우려 모인 이들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인맥인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 이종훈 전 의원과 위스콘신대 인맥인 최 의원과 강석훈 전 의원, 안종범(구속)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이다.

이후 ‘굴러온 돌’(최경환)은 ‘박힌 돌’(김무성ㆍ유승민)을 빼내고 박 전 대통령의 무한 신뢰를 받게 된다.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김 의원이나 유 대표와 달리, 최 의원의 ‘무조건적인 충성’이 출세의 비결이라고 전해진다.

한때 최고 실세가 구속됐지만, 당에서 방패막이를 자처하는 이는 없었다. 그를 잘 아는 한 정치권 인사는 “박근혜라는 ‘교주’에 취했던 건지, 그를 통해 맛본 권력에 취했던 건지 알 길이 없다”고 그의 추락을 씁쓸해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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