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용택. LG 제공

베테랑 선수들에 대한 찬바람이 몰아치는 요즘, 1979년생 박용택(LG)은 당당하게 ‘불혹(不惑)’에 입문함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이제 내년이면 마흔이 된다. 불혹은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고 하더라. 나도 흔들림 없이 LG를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KBO리그에 박용택을 포함해 우리 나이로 40대 선수는 딱 5명이다. 임창용(KIA)과 박정진(한화)이 1976년생으로 현역 최고령이고, 박용택과 1979년생 동갑인 박한이(삼성), 이정민(롯데)이 마흔 문턱을 넘었다.

지난해 이승엽(은퇴)을 비롯해 1970년대생 선수들이 무려 8명이나 유니폼을 벗었지만 박용택의 야구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지난 시즌 138경기에 출전한 박용택은 LG 타선에서 유일하게 500타석 이상(596타석) 들어서 타율(0.344)과 출루율(0.425)에서 전체 5위에 오를 만큼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팀 선배 이병규의 대부분 기록을 넘어 LG의 전설이 된 박용택은 이제 KBO리그의 전설이 될 날이 멀지 않았다. 지난 시즌까지 통산 2,225안타를 때린 박용택은 이 부문 역대 1위 양준혁(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2,318개에 93개 차로 다가섰다. 변수가 없으면 시즌 중반이면 무난하게 새 역사를 쓸 것으로 보인다. 박용택의 목표는 양준혁을 제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전인미답의 통산 3,000안타를 바라보고 있다. 아울러 양준혁, 장성호(KBSN스포츠 해설위원)와 타이인 9년 연속 3할을 기록 중인 박용택은 올해 신기록인 10년 연속 3할에 도전한다.

박용택은 누적 기록에 대해서는 “야구를 오래하다 보면 쌓이는 것들”이라며 겸손해한다. 하지만 3년만 쳐도 검증된 타자로 분류되는 연속 3할 기록은 박용택이 자부심을 가져도 될 만하다. 강산이 한 번 바뀌는 내내 후배들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매년 새로 평가 받은 셈이다.

박용택도 실력과 무관하게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가 된 2014년 말 당시 감독이었던 양상문 LG 단장은 박용택 잔류에 소극적이었던 반면 SK에서 FA 자격을 얻은 김강민 영입을 요청했지만 구단의 반대로 무산됐다. 화려한 성적 뒤에 가려진 숱한 내풍, 외풍에도 흔들림 없이 살아 남은 박용택의 불혹이 더 특별한 이유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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