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ㆍ2대책에 투기과열지구 아파트
85㎡ 이하 100% 가점제 공급
초과 땐 가점제 50%만 적용돼
90㎡대 경쟁률이 2~3배 높기도
취득세 부담 높고 환금성 떨어져
전문가들 “단점도 따져야” 조언

그 동안 청약 시장에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던 전용면적 90㎡ 안팎의 ‘틈새 면적’ 아파트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8ㆍ2부동산 대책으로 전용 85㎡ 이하는 주로 청약가점제로 공급되고 있어 당첨 확률을 높이려는 수요자는 전용 90㎡대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ㆍ2 대책에 따라 투기과열지구(서울 25개구, 과천, 세종)에선 국민주택규모인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주택 청약 때 100% 청약가점제가 적용된다. 84점이 만점인 청약가점제에서 서울의 인기지역은 70점 이상이 돼야 당첨을 바라볼 수 있다. 30대 가장은 사실상 당첨이 어렵다는 이야기다.

투기과열지구뿐 아니라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경기 성남ㆍ하남ㆍ고양ㆍ광명ㆍ남양주ㆍ동탄2, 부산 해운대ㆍ연제ㆍ동래ㆍ부산진ㆍ남ㆍ수영구ㆍ기장군)에서도 청약 가점제 비율(전용면적 85㎡ 기준)이 40%에서 75%까지 높아졌다. 이와 달리 투기과열지구내 전용면적 85㎡ 초과 주택의 청약가점제 적용비율은 50%다. 나머지 절반은 추첨으로 공급된다.

이 때문에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기간과 같은 청약 가점이 부족한 수요자는 당첨 가능성이 높은 85㎡ 초과 주택 청약으로 선회하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8월 서울 지역의 전용면적 85㎡이하 중소형 면적의 청약경쟁률은 평균 15.46%에 달했지만 9~12월 13.33%로 낮아졌다. 반면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중대형 면적 아파트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같은 기간 6.41%에서 9.46%로 올랐다.

특히 전용면적 90㎡대 아파트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전용 90㎡ 규모 아파트는 전용 84㎡와 비교해 분양가 차이는 크지 않지만 국민주택에 적용되는 규제는 모두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90㎡대는 ‘중소형’도 ‘중대형’도 아닌 애매한 크기로 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에서 공급된 전체 분양물량 가운데 90㎡대는 500가구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90㎡대 주택형은 청약 경쟁률도 치열하다. 지난 11월 서울 은평구 응암2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한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은 전용 99㎡가 24가구 모집에 453건의 청약이 몰렸다. 18.8대 1의 경쟁률로, 84㎡ 청약 경쟁률(6.3대 1)의 3배에 달했다.

지난 10월 서울 중랑구 면목5구역을 재건축해 공급한 ‘면목 라온 프라이빗’도 전용 95㎡의 청약경쟁률이 8.3대 1을 기록, 84㎡의 경쟁률(4.0대 1)을 2배 이상 웃돌았다. 8ㆍ2 대책으로 가점제가 확대 시행되기 전 서울 지역 분양 단지 안에 84㎡과 90㎡대를 같이 공급했을 때 84㎡의 청약 경쟁률이 낮게 나온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점’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주택 취득세는 실거래가와 전용면적을 기준으로 부과되는데 전용 85㎡ 초과 주택의 취득세 부담(농어촌특별세 등 포함)은 전용 85㎡ 이하보다 0.2%포인트 높다. 또 임대사업자 등록 때 세제 혜택을 받기도 어렵다. 입주 후 환금성도 고려해야 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투기과열지구 내 1순위 자격요건이 까다로워지면서 85㎡를 초과하는 아파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그러나 나중에 팔기가 어려울 수도 있는 만큼 꼼꼼하게 살핀 뒤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서울의 한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아파트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현대건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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