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개 완성차 업체 중 3개사가 2017년 임금ㆍ단체협상 합의를 연내 이뤄내지 못했다. 한국지엠(GM)은 새해 노사 간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앞두고 있고, 현대차는 1차 합의안 부결 이후 재협상에 실패해 창사 50년 만에 처음으로 임단협이 해를 넘기게 됐다. 기아차도 노사 간 간극이 상당해 합의에 난항을 보이고 있다.

한국GM은 노사가 30일 ‘2017년 임금교섭’잠정 합의를 끌어냈다고 31일 밝혔다. 5월23일 첫 상견례 이후, 총 25차례에 걸쳐 교섭을 벌여 잠정 합의를 도출한 것이다. 주요 내용은 ▦기본급 5만원 인상 ▦격려금 600만원(지급시기 2018년 2월 14일) ▦성과급 450만원(4월 6일) 등이다. 그러나 최종 타결은 해를 넘기게 됐다. 새해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최종 가결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찬반투표 결과도 예측하기 힘들다. 업계 관계자는 “2017년 임단협에서 노조가 요구한 미래발전전망안을 만들지 못했고 20만대 가량의 신차 투입을 사측이 구두로만 약속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조합원 투표에서 논란이 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도 19일 노사간 39차 교섭에서 임금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00%+280만원 지급 등을 골자로 잠정 합의했지만, 22일 전체 조합원 대상 찬반 투표에서 반대 50.25%로 부결됐다. 현대차 노사는 27일 41차 임단협 본교섭을 벌였으나 2차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노조는 “사측이 불성실한 태도로 기만했다”며 새해 3일 중앙쟁의대책위 회의를 열어 투쟁방향을 확정하는 등 파업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올 임단협 과정에서 총 19차례의 파업을 강행, 6만2,600여대(1조3,100여억원)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2009년, 2015년에 이어 2017년에도 임단협 연내 타결에 실패했다. 기아차 노사는 28일 경기 광명시 소하리 공장에서 25차 교섭을 진행했지만 기본급 인상안 등에서 노사간 입장 차를 극복하지 못해 결렬됐다. 노조는 29일 조별 6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하며 한 해를 마쳤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3개사 임단협 부결에, 글로벌 시장 불안 등으로 새해에도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2018년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내수는 182만대로 2017년과 비슷하지만, 수출은 2017년 대비 1.5% 감소한 257만대, 생산은 1.4% 감소한 410만대로 각각 예상됐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경제불안 가능성, 원화 강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등으로 수출이 257만대에 그칠 전망”이라며 “한국 자동차산업이 회복세로 전환하기 위해 노사간 대타협과 내수활성화, 환율 안정화를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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