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등록만 하고 돈벌이 급증
베트남이 최다… 중국·네팔 순서
일본 도쿄의 도심 한복판인 시부야 교차로의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불법취업으로 적발되는 외국인 유학생이 해마다 증가해 일본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수년간 아시아 지역 유학생들이 일본에 몰려드는 데다 일본의 일손 부족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현장의 불법노동 실태가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26일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일본에서 불법취업으로 적발된 외국인 유학생은 지난해 1,010건으로, 이들은 유학생에게 인정되는 법정근로시간(주 28시간 이내)을 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는 법무성의 공식 집계일 뿐 실제론 ‘빙산의 일각’이라는 관측이다. 일본 출입국관리소에 따르면, 수입 창출 활동을 주 28시간 이내로 해야 하는 규정을 위반한 유학생은 최악의 경우 체류허가가 취소되고 추방될 수 있다.

유학 체류 자격을 가진 외국인은 2012년 말 18만919명에서 지난해 말 27만7,331명으로 증가했으며 동시에 불법취업 적발건수도 2012년 624건에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적별로는 베트남이 664건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이 290건으로 뒤를 이었다. 유학생의 불법취업은 2006년 2,784건을 정점으로 줄어들었지만 최근 들어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신문이 소개한 적발 사례들을 살펴보면 일본어학교에 재학 중이면서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일본 법무성은 지난 7월 이후 불법취업 유학생이 두드러지게 많이 적발되는 베트남, 중국, 네팔, 미얀마, 스리랑카 등 5개국을 대상으로 일본어학교 입학생들의 체류자격 인정심사를 강화했다. 유학비용의 출처를 증명하는 서류나 예금통장 사본 등을 요구해 거액의 빚이 있을 경우 체류를 허가하지 않는 방식이다.

그러나 유학생들은 일본 정부의 규정을 지킬 경우 생활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한다. 도쿄에서 대학을 다니는 네팔인 A(27)씨는 “한 달에 20만엔 이상 필요하기 때문에 유학생 취업규칙을 준수하며 살 수 없다”고 토로했다. 2013년 일본에 온 그는 일본어학교 학비 75만엔을 포함해 총 80만엔의 빚을 졌다. 규칙 준수를 위해 주 28시간 이내 노동을 고집해서는 생활은커녕 빚더미에서 벗어날 수도 없는 지경이다. 그는 불법취업으로 2년 반 동안 일하고서야 빚에서 탈출했다. 베트남 여성 B(33)씨는 2010년부터 일본어학교에 다니면서 주점과 도시락 가게 등에서 주 40시간 이상 일했다. 월수입은 15만~16만엔이지만 두 군데에서 일하는 상황이 들통나지 않도록 급여 입금계좌를 분산해 관리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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