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MBC 사장

부당인사 보도국 인력 규합하고
시사교양국 부활에 심혈 기울여
지난 7일 선임된 최승호 MBC 사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언론이 질문을 못하게 하면 나라가 망해요.”

한 사람의 외침은 단호했다. 비록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도 물러서지 않았다. 저널리즘이란 무엇인지를 명확히 보여주며 언론계에도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다큐멘터리영화 ‘공범자들’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훼손된 공영방송의 민낯을 비추며 큰 울림을 주었다. 다큐멘터리로서는 드물게 극장에서 관객 26만명을 모았고, 유튜브에서 무료로 공개 된지 사흘 만에 조회수 100만건을 기록했다.

공영방송의 역할과 가치를 새삼 깨닫게 해준 이는 최승호(56) MBC 사장이다. 그는 ‘공범자들’이 개봉했던 지난 8월만 해도 ‘해직 언론인’으로 불렸다. 2012년 6월 김재철 전 MBC 사장 시절 170일 동안 지속된 파업 중에 명확한 이유 없이 해직됐다. MBC 간판 시사고발프로그램 ‘PD수첩’을 이끌었던 스타PD에게 가해진 이해불가 조치라는 평가가 나왔다.

시대는 해직 언론인 최승호를 사장이라는 지위로 하루아침에 수직상승시켰다. 지난 7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그를 MBC 사장으로 선임했다. 5년 만에 해직언론인이란 족쇄를 풀고 경영 최고 책임자로 MBC에 돌아왔다. 그의 목표는 명확하다.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다. 최 사장의 행보에 따라 MBC의 위상이 달라질 수 있고, MBC의 변화는 전체 방송 질서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최 사장은 복귀하자마자 MBC의 옛모습 되찾기에 나섰다. 그동안 잘못된 방송을 했다며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지난 8일 방송된 ‘MBC뉴스’는 “재정비 기간 동안 MBC보도가 시청자 여러분께 남긴 상처들을 거듭 되새기며 철저히 반성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MBC 보도 신뢰 회복과 ‘MBC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시사교양국의 부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보도국 인사를 단행해 징계성 부당 인사로 비제작부서에 있던 옛 보도국 인력을 규합했다. 안광한 전 사장 시절 해체됐던 교양국은 시사교양본부로, 시사제작국은 보도제작국으로 승격시켰고 탐사보도를 위해 보도본부 내에 탐사보도부를 따로 만들었다.

방송 정상화를 꾀하는 동시에 MBC의 색깔을 보여주기 위한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따른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최 사장은 과거 ‘PD수첩’을 통해 ‘황우석 논문 조작’ ‘검사와 스폰서’ ‘4대강 사업’ 등 탐사보도로 공영방송의 바로미터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외압에 타협하지 않고 뚫고 나갔던 모습이 공영방송 MBC의 미래를 밝게 한다”고 긍정 평가했다.

MBC가 옛 영화를 되찾기에는 아직 산적한 문제가 많고 조언의 목소리도 쏟아진다. 한석현 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팀장은 “최 사장이 직접 시청자와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해 이전과는 다른 공영방송의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케이블방송과 종합편성채널(종편)의 영향력이 커지고 시청자들의 지상파 의존도가 낮아진 상황에서 다양한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보도에서 ‘문비어천가’ 라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죽은 권력(지난 정부)뿐만 아니라 산 권력(현 정부)에 대한 공명정대한 비판에도 소홀해선 안 된다”고 언급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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