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호황 후 내리막... 수입 급증 따른 과당경쟁 3년새 매출 반토막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올해 개봉한 다양성영화 흥행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50만 관객 고지를 못 밝고 있다. 미디어캐슬 제공

“올 한 해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올해 돈 번 영화가 거의 없습니다.”(한 영화수입사 대표)

다양성영화가 혹독한 겨울을 맞고 있다. 개봉 영화 편수는 늘고 있으나 정작 흥행몰이에 성공하는 영화는 줄고 있다. 2014년 최고 호황을 맞았던 다양성영화 시장이 침체를 거듭하다 고사 위기로까지 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년 만에 편당 매출 반토막

18일 한국일보가 영화진흥위원회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다양성영화의 수익성이 3년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 편수는 많으나 시장 규모는 오히려 작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2014년 다양성영화의 편당 매출은 1억1,992만원이었다. 하지만 2015년 7,658만원, 2016년 6,582만원으로 줄어들더니 올해 편당 매출은 5,836만원(17일 기준)이다. 3년 사이 다양성영화의 평균 매출액이 반토막이 난 셈이다.

다양성영화 관객 수는 매년 줄어드는 추세였으나 2015년을 제외하면 감소 폭은 크지 않았다. 영화계는 2014년을 특별한 해로 기억한다. 다큐멘터리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384만6,378명)와 외화 ‘비긴 어게인’(342만7,524명)이 ‘쌍끌이 흥행’을 하며 다양성영화 시장을 상업영화 부럽지 않은 규모로 급성장시켰다.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77만4,699명) 등 준수한 흥행 성적을 남긴 다양성영화가 잇달아 ‘아트버스터’(크게 흥행한 예술영화)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다양성영화 전체 매출은 1,204억원이었고 관객 수는 1,602만2,777명에 이르렀다.

2015년 다양성영화의 매출은 772억원으로 크게 줄었으나 2014년이 워낙 예외적이어라서 급감은 큰 의미가 없다는 평가가 따랐다. 2016년에도 매출액(755억원)과 관객 수(989만6,999명)가 감소했으나 2015년과 큰 차이는 없었다. 올해도 시장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감소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시련 맞은 다양성영화 시장

※자료: 영화진흥위원회(2017년은 17일 기준)

다양성영화 붐 일자 너도나도 수입

문제는 과당경쟁이다. 2014년 다양성영화 1,004편이 상영되더니 2015년 1,008편, 2016년 1,147편, 올해 1,196편으로 상영 편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상영 영화는 급증했으나 ‘잭팟’을 터트리는 영화는 나오지 않고 있다. 애니메이션을 제외하고 올해 다양성영화 흥행 투톱인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46만4,691명)와 ‘리빙 빈센트’(35만2,591명)조차 50만 관객 고지를 넘지 못했다.

과당경쟁은 다양성영화 붐과 IPTV의 등장에서 비롯됐다. 2014년 다양성영화들이 잇달아 흥행에 성공하자 영화 수입이 크게 늘었다. 수입 단가가 치솟았고, 마케팅 비용도 덩달아 뛰었다. 다양성영화를 주로 수입하는 한 영화사 대표는 “5,6년만 해도 다양성영화의 흥행 기준이 관객 1만명 정도였다가 2만명으로 올라가더니 이제 3만, 4만명은 들어야 수지를 맞출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IPTV가 주문형비디오(VOD)를 위해 여러 영화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다양성영화 수입 경쟁도 치열해졌다. 한 영화 관계자는 “멀티플렉스 체인은 다양성영화에 배정하는 스크린은 여전히 적다”며 “극장 상영이라는 ‘좁은 문’을 들어가려는 영화들이 급격히 늘어났으니 상영횟수는 줄고 화제를 모으는 영화도 자연스레 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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