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대리인으로 거래 시도
현지 경찰 “수천만 달러 규모”
한국계 호주 남성 최모(왼쪽 세번째)씨가 16일 시드니에서 북한 당국의 불법 무기 거래를 도운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뒤 이송되고 있다. 시드니=EPA 연합뉴스

미사일 부품 등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수출을 도우려던 한국계 호주 남성이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호주 정부는 거래가 성사됐을 경우 수천만달러가 북한 김정은 정권에 흘러 들어갔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호주 연방경찰(AFP)은 17일 암호화한 통신 수단을 활용해 북한 미사일 부품과 기술 등을 중개하려 한 혐의로 한국계 남성 최모(59)씨를 전날 시드니 교외 이스트우드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한국 태생으로 호주에 귀화한 뒤 30년 이상 거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북한 당국의 ‘경제적 대리인’으로서 북한이 WMD를 외국 기관에 판매할 수 있도록 주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의 거래 목록에는 탄도미사일 발사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기술도 포함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최씨에게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북한산 석탄 수출을 알선하려 한 혐의도 적용됐다. WMD 및 석탄 거래는 모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실행 중인 대북 제재에 위배되는 사안이다.

경찰은 일단 최씨에게 6개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뒤 보강 수사를 거쳐 추가 기소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닐 고건 연방경찰 부청장은 “용의자의 불법 활동은 해외에서 이뤄져 미사일 부품 등이 호주로 반입되지는 않았다”면서도 “미수에 그친 2건의 거래가 성사됐다면 북한은 수천만달러를 벌어들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씨는 북한의 ‘충성스러운 대리인’으로서 자신의 행동을 애국심으로 포장하고 있다. 북한 정권을 위해 무엇이라도 팔았을 사람”이라고 전했다.

최씨는 호주가 1995년 제정한 ‘대량살상무기 확산 금지법’을 위반해 기소된 첫 사례이며 최대 10년의 징역형이 부과된다. 맬컴 턴불 호주 총리는 “북한은 평화를 위협하는 범죄 정권”이라며 “모든 국가가 끈질기게 (대북) 제재를 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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