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재규어 카 디자인 어워드 2017'에서 대학생에게 강의 중인 줄리언 톰슨. 사진=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제공

재규어의 어드밴스드 디자인 디렉터 줄리언 톰슨이 지난 5일 한국을 찾아 미래의 자동차 디자인에 관한 의견을 제시했다.

줄리언 톰슨은 서울 홍익대학교에서 열린 ‘재규어 카 디자인 어워드’의 심사를 위해 방한했다. 심사 후엔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꾸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운송수단의 미래(The future of transportation)’란 주제로 강의했다.

줄리언 톰슨은 현재 재규어에서 미래 디자인의 전략과 방향성을 구축하는 책임을 맡고 있다. 디자인 총괄인 이언 칼럼과 함께 XK, XF, XJ, F-TYPE, XE, F-PACE 그리고 최근에 선보인 전기차 I-PACE 콘셉트카의 디자인을 맡으며 재규어 디자인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는 평을 얻고 있다.

그는 강의에서 지금이 교통수단의 가장 큰 혁신이 진행되는 시기라고 말했다. 자동차의 구조를 대변해온 모든 요소가 가까운 미래에 모두 바뀌기 때문이다. 가장 큰 도전은 전기화며 이어지는 자율주행과 공유경제의 패러다임 안에서 디자이너는 자동차 이용자에게 어떠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전기차 시대가 되면 차 대부분이 3초 이내에 100㎞/h에 도달할 수 있을 테고, 빠른 것을 과시하기보다 차 안의 공간에서 어떠한 라이프 스타일을 누릴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럭셔리는 바뀌고 있다. 과거엔 그저 두바이의 바닷가에 앉아 있는 것이 럭셔리로 여겨졌다면, 지금은 생각과 책임이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럭셔리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강의가 끝난 후 학생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진행을 맡은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과 황성걸 교수는 “자동차를 볼 때 과거엔 제원을 따졌다면, 지금은 인간과 문화에 관한 이야기가 쟁점이 되고 있기 때문에 미래를 다르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라며, 소프트웨어 UI 개발과 관련해 “산업의 경계를 넘나드는 건 어렵다. 그래서 먹고 먹히는 것보다 협업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줄리언 톰슨 재규어 어드밴스드 디자인 디렉터와의 1문 1답

Q: 이번 카 어워드에서 포트폴리오를 볼 때 어떤 점을 주로 봤는가?

줄리언 톰슨(이하 줄): 디자이너들은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주로 3~5분 정도 본다. 그래서 첫인상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디자이너가 상품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했는지를 들여다본다. 초기 스케치부터 결과까지 어떻게 진화했고 정제됐는지, 훨씬 더 좋은 아이디어로 발전해나가는 과정을 분석한다. 디자이너는 계속 반문하고 의문을 가져야 한다. 이는 이번 어워드뿐만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Q: 자동차 디자인은 결국 패션과 크게 다르지 않지 않은가? 패션을 벗어나 자동차의 기능적인 부분에서 대중이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줄: 완벽한 비율과 우아한 라인을 통해 즉흥적이고 역동성을 표현하려 하는 건 어느 브랜드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미래엔 기능적인 요소가 더 많이 녹아들 것이다.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과거엔 단순히 빠른 차를 만드는 게 중요했다면, 앞으론 어떻게 사용되느냐가 관건이다. 그래서 인테리어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하고, 실내 공간과 사용자가 어떻게 상호 반응하는지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 외관도 많이 변하겠지만, 실내에서도 많은 혁신이 일어날 것이다.

이번 '재규어 카 디자인 어워드'는 ‘자율 주행 시대에도 더욱 빛나는 재규어의 미래를 구현하라(The Art of Performance & Autonomy)’를 주제로 지난 9월부터 약 3개월간 진행됐다. 기간 중 접수된 작품을 대상으로 3단계에 걸친 전문 심사위원단 및 재규어 글로벌 디자인 팀의 엄격한 사전 심사를 통해 본선 진출팀을 선정하고, 이번 행사에서 최종 우승자를 가렸다

Q: 미래 콘셉트카를 디자인할 때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하는가?

줄: 사람과 차가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그리고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좋은 선례를 남겨 선구자가 될 것인지에 대해 고민 중이다. 경쟁자와의 비교도 그만하고, 우리만의 차별적인 길을 가야 한다. 보수적이고 실험적인 걸 좋아하지 않은 소비자도 있지만, 그 속내를 보면 첨단 트렌드와 같이 하고 싶은 경향도 있다. 자동차 회사들은 전통적인 고객도 유지하면서 새로운 실험을 원하는 고객까지 함께 관리해야 한다.

조두현 기자 joecho@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