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업자들, 땅 매입 부추기기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자곡동 더스마티움에서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최근 100만가구 공급을 골자로 한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한 가운데 신규 공공택지 개발을 위해 서울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중 어느 곳이 해제될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정부는 40여곳의 신규 공공택지 개발 지역을 개발하겠다고 밝혔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9곳만 공개했고 서울 등 30여곳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서울의 그린벨트가 해제되는 것은 2009년 이후 8년 만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9일 ‘사회통합형 주거사다리 구축을 위한 주거복지로드맵’을 통해 신규 택지 후보지로 9곳을 우선 공개했다. 9곳은 ▦성남 금토(58만3,000㎡) ▦성남 복정(464만6,000㎡) ▦의왕 월암(52만4,000㎡) ▦구리 갈매역세권(79만9,000㎡) ▦남양주 진접2(129만2,000㎡) ▦부천 괴안(13만8,000㎡) ▦부천 원종(14만4,000㎡) ▦군포 대야미(67만8,000㎡) ▦경산 대임(163만㎡) 등이다.

그러나 9곳의 공개 후보지에 서울 지역은 한곳도 포함돼 있지 않아 향후 서울의 어느 지역 그린벨트가 해제될 지 주목된다. 현재 서울시 그린벨트는 19개구에 모두 149.62㎢ 규모로 지정돼 있다. 정부가 공공택지 개발을 위해 서울지역 그린벨트를 해제한 것은 지난 2009년 강동구 고덕 강일지구가 가장 최근이다.

국토부는 서울의 신규 공공택지 개발 선정 시 우수한 도심 접근성과 함께 환경 훼손이 가장 적은 지역을 선택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9곳의 후보지는 대부분 축사 등으로 사용되는 나대지가 많고 그린벨트 역시 환경평가 등급이 낮은 곳 위주로 선별됐다”며 “나머지 30여곳도 이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집값 폭등의 진앙지가 강남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인 만큼 강남권역 공공택지 개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1순위는 서울 서초구 내곡동이다. 이명박 정부가 그린벨트를 풀어 조성한 강남 보금자리주택지구여서, 그린벨트를 풀어 추가로 주택 공급을 확대할 수 있다. 내곡지구 인근 A부동산 관계자는 1일 “정부의 주거복지 로드맵 발표 후 인근 토지에 대한 문의가 평소보다 늘었다”며 “그러나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어서 계약까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구 상일동 역시 대상지로 꼽힌다. 최근 상일동 일대에 7만8,000㎡ 규모의 ‘엔지니어링 복합단지’ 조성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가 결정되며 공공택지가 함께 조성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송파구 방이동도 유력 후보 중 하나다. 올림픽 선수촌 인근 그린벨트는 지하철 5호선 이용이 편리한 데다 9호선 개통도 앞두고 있다. 2,000가구 이상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밖에 강동구 둔촌동 중앙보훈병원 인근 등도 대상지로 거론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후보지로 거론되자 “그린벨트 해제 전 마지막 기회”라며 땅 매입을 부추기는 중개업자까지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세부 지번까진 확정이 안된데다 잘못된 정보도 많은 만큼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이번 주거복지 로드맵에 따라 공급되는 주택은 일반 분양과 임대주택이 섞인 혼합단지가 아닌 임대아파트 위주로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며 “개발 기대감에 단기적으로 수요가 몰릴 수 있지만 거품이 빠지면 미분양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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