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댐 인접 원주민 달래기
자전거레저특구에 허용 추진
“단속 탓 150여 식당 문 닫아
트럭으론 생계 책임질 수 없어”
주민들 음식점 신규허가 요구
3월 17일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도로변을 따라 죽 늘어선 현수막. 이곳 주민들은 재산권을 침해해 온 상수원 규제를 풀어달라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조아름 기자

지난 7월말 경기 남양주 조안면에서 막국수집을 운영하던 한 20대 식당 점주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상수원보호구역에 대한 검찰과 지방자치단체의 단속으로 식당 문을 닫고 수천만원 대 벌금과 이행강제금을 감당하지 못해 내린 극단적인 선택이었다.

팔당댐에 인접한 조안면 주민들은 이 지역이 1972년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되고 1975년에는 상수원보호구역으로 함께 지정된 이후 45년째 음식점을 불법 영업해왔다. 2012년 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총 가구수의 10% 범위 내에서 음식점을 운영할 수 있게 됐지만 허가를 받지 못한 주민들은 범법자로 내몰렸다.

환경부는 규제로 피해를 입은 이 지역 주민들의 소득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17일 상수원보호구역 내 자전거레저특구에 푸드트럭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상수원관리규칙 개정안을 발표했다. 전국 297개 상수원보호구역 중 자전거레저특구가 설정된 곳은 조안면 포함 경기 남양주와 양평 일대 단 한곳으로 사실상 이 지역 주민들을 위한 규제 완화라는 게 환경부측 설명이다. 운영 권한도 원거주민, 실제 거주 주민으로 제한했다. 조희송 환경부 수도정책과장은 “상수원 지역에 대해 엄격히 관리하면서 지역주민의 생활여건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원 거주민에게 운영 권한을 주면 상수원보호구역에서 불법영업을 하던 주민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이 지역 주민들을 얼마나 달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 조안면 주민들 상당수는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 완화라는 반응이다. 최동교 조안면 규제피해주민대책위 본부장은 “떴다방 식으로 운영되는 푸드트럭으로는 음식점을 운영하던 주민들의 생계를 책임질 수 없고 외지인들이 와서 장사를 하더라도 단속이 쉽지 않다”며 “하수처리시설이 만들어져 수질에도 문제가 없으니 음식점 허가를 늘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미 지역 주민들이 범법자로 내몰린 상태에서 만들어진 뒤늦은 대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남양주시와 의정부지검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진행한 특별단속에서는 조안면 일대 음식점, 카페 등 70개가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수도법 등 위반으로 적발됐다. 불법 음식점을 영업하던 식당 점주 중 7명이 구속되고 11명이 불구속 기소됐으며 51명이 500만~3,000만원의 벌금을 내야했다. 박호선 조안면 규제피해주민대책위원장은 “이미 조안리, 능내리의 150개가 넘는 식당들이 문을 닫고 식당 운영을 하던 주민 70%가 범법자로 내몰린 상황”이라며 “이미 지역이 망가져 버렸는데 거기다 동떨어진 대책을 내놓으니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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