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매달 올리는 소식지 ‘대검 뉴스레터’의 첫 페이지가 9월호(사진 오른쪽)부터 바뀌었습니다. 8월호(사진 왼쪽)까지는 주로 검찰총장 동정으로 1면을 채웠지만, 9월호 1면에는 대검 방호원의 마라톤 대회 참가소식과 관련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반면 검찰총장 주요 동정인 월례 간부회의 소식은 2면에 실린 4개의 소식 가운데 하나로만 짧게 처리했습니다.

종전의 뉴스레터 편집형태와 비교하면 획기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배경을 알아보니 문무일 신임 검찰총장의 권위주의 탈피 기조에 맞춘 것이라고 합니다. 확 바뀐 ‘뉴스레터’를 접한 그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문 총장은 “원래 이래야 하는 거야”라며 흡족해했다고 합니다. 대검 대변인실은 앞으로도 뻔한 검찰총장 동정 대신에 수사관과 실무관, 미화원 등 내부 구성원의 의미 있는 활동과 미담 등을 1면에 싣는 ‘뉴스레터’ 편집방향을 유지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프로스에는 재미있는 게시물이 또 있다고 합니다. 대검 대변인실이 전임 김수남 총장 시절부터 매주 금요일 퇴근시간 직전 올리는 ‘게으르게 주말 보내기’인데요. 주로 신문 문화면에 실린 풍경 사진, 책ㆍ영화ㆍ여행 기사, 시 등을 오려 묶은 것입니다. 검찰 구성원들에게 주말 여가계획을 세우는 계기를 마련해 주려는 것이라는데요. 9월 마지막 주 1면에는 지난달 22일 한국일보에 게재된 ‘이원(시인)의 시 한 송이(봄가을, 빈센트 밀레이)’가 담겼습니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 권위적이던 검찰도 변화에 제대로 발을 맞추려는 노력이 읽힙니다. 작지만 긍정적인 변화가 쌓이다 보면 분명 부정적인 평가도 줄어들 것입니다. 하지만 각종 ‘픽션’에 등장하는 검사 역할을 보면 여전히 국민들과의 괴리감은 커보입니다. 문 총장이 “권위적인 문화에서 벗어나 ‘열린 검찰’의 모습을 지향하겠다”고 거듭 밝혔던 만큼, 초심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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