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동 전 사장 채용비리 등 혐의 구속기소

청주지검 충주지청은 직원 인사 채용에 개입, 면접 순위를 조작해 여성지원자를 집중적으로 탈락시키고 승진 등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박기동(60) 전 가스안전공사 사장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사장은 2015년 1월과 2016년 5월 실시된 사원 공개채용 당시 여성합격자를 줄이기 위해 인사담당 부서에 면접점수와 순위를 변경하도록 지시했다. 박 전 사장의 지시로 면접 순위 2위인 한 여성지원자는 8위로 순위가 낮아져 불합격됐고 면접순위 5위인 남자 지원자는 3위로 순위가 올라가 합격됐다.

이런 식으로 인사담당자들이 면접 점수를 조작해 불합격 대상 남자 13명이 최종 합격하고 합격대상에 포함된 여자 7명이 최종 불합격되는 결과를 낳았다.

검찰은 박 전 사장의 여성 편견이 채용 과정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고 채용 비리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박 전 사장은 평소 공사 직원이나 지인들에게 “여자는 출산과 육아휴직으로 업무 연속성이 단절될 수 있으니 (채용 과정의 점수를)조정해 탈락시켜야 한다”는 말을 공공연히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 전 사장은 2015년 1월 지인의 청탁을 받고 특정 지원자 3명이 합격권에 들도록 면접점수를 올려주기도 했다.

박 전 사장은 이사로 재직하던 2012년∼2014년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가스안전인증 기준(KGS 코드)을 제ㆍ개정해 주거나 공사와 계약한 업체로부터 수익의 일부를 받는 등 1억 3,310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박 전 사장에게서 감사원 감사를 무마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돈을 받은 전직 감사원 감사관, 현직 검찰수사관, 전직 기자출신 브로커 등 3명도 함께 구속기속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박 전 사장의 지시를 받고 채용 비리에 가담한 가스안전공사 인사부 직원 5명과 박 전 사장에게 뇌물을 준 9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박 전 사장은 1980년 공채 1기 기계직으로 가스안전공사에 입사해 기술이사, 부사장을 거쳐 2014년 처음으로 내부 승진을 통해 사장에 올랐다.

검찰 관계자는 “여성에 대한 개인적 편견에 사로잡혀 자의적으로 여성들을 탈락시킨 박 전 사장의 행태가 가히 충격적이다”라며 “공기업 대표의 의식 수준에 말문이 막힐 따름”이라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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