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손 사진으로 돌아본 문 대통령 취임 100일

5월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총리 임명장 수여식에서 허리를 굽혀 이낙연 신임 국무총리와 악수하는 문재인 대통령.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꼿꼿이 선채 임명장을 건네던 과거 의전의 틀을 깬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문 대통령이 5월 12일 청와대 위민2관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오찬을 하기 위해 식판에 음식을 담고 있다.
6월 8일 수석ㆍ보좌관회의에 앞서 커피잔에 커피를 따르고 있는 문 대통령의 손. 이런 장면은 이제 청와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이 6월 1일 수석ㆍ보좌관회의를 주재하기 전 입고 있던 재킷을 벗어 의자 등받이에 걸치고 있다.

한 손으로 식판을 들고 다른 한 손은 음식을 담는다. 회의 시작 전 자신의 커피잔에 커피를 따르고 직접 벗은 재킷은 의자 등받이에 걸쳐둔다. 지극히 평범한 행동이 화제가 된 것은 그가 대통령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탈 권위주의적이며 소탈한 그의 행보는 매번 예상을 뛰어넘었고 대통령의 인간적인 모습에 국민은 열광했다.

사실 문재인 정부의 100일은 순탄치 않았다.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과 사드(TTHAD) 갈등 등 외교안보 현안은 산적했고 인사 파문이나 국회와의 협치를 둘러싼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국정지지도는 100일 내내 70%를 웃돌았다. 대통령의 감성적인 소통 노력에 국정농단으로 상처 받은 국민의 응원이 더해진 덕분으로 해석된다.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느라 ‘손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었던 문 대통령의 100일을 그의 손을 통해 되돌아 봤다.

정상외교 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여야 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한 7월 19일 직원들이 테이블을 그늘 쪽으로 옮기려 하자 문 대통령이 손을 보태고 있다.
7월 27일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열린 대통령과 기업인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맨 왼쪽)이 생맥주로 기업인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5월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임 국무총리 임명장 수여식에서 이낙연 총리와 허리를 굽혀 악수하는 문 대통령.
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에 앞서 행사장 앞에 쪼그려 앉은 채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낮은 자세로… 겸손한 손

문 대통령이 취임 이튿날 재킷을 벗겨주려는 청와대 직원의 손을 거절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 정도는 내 손으로 할 수 있습니다"로부터 그의 탈 권위 행보는 시작됐다. 대통령이 구내 식당에서 줄을 서서 배식을 받거나 손수 커피를 따르는 정도는 이제 흔한 장면에 속한다. 7월 19일 여야 대표 초청행사에 앞서 직원들이 탁자를 옮기려 하자 대통령이 손을 보태는 모습도 포착됐다. 같은 달 27일엔 기업인들을 초청해 ‘노타이’ 차림으로 직접 생맥주를 따르며 건배를 제의했고 기업인들은 권위를 벗어 던진 대통령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대통령의 겸손한 손은 의전의 경직된 틀도 깼다. 5월 31일 이낙연 국무총리 임명장 수여식에서 그는 총리와 맞절을 했다. 90도 가까이 허리를 숙인 채 악수를 하며 다른 한 손은 무릎을 짚어 총리보다도 낮은 자세를 취했다. 6월 15일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초청행사 때는 미리 마중 나온 대통령의 손을 잡고 일부 참석자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상처 보둠은 손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가장 진한 감동을 전한 것은 대통령의 두 손이었다. 문 대통령은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한 유가족을 끌어안고 위로했다. 예정에 없던 장면을 바라보던 국민들은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문 대통령은 또, 6월 7일 서울 용산소방서를 찾아 새까맣게 탄 소방관들의 보호장구 앞에 무릎을 꿇고 인력충원과 처우개선을 약속했다. 대통령의 손이 어루만진 건 부상 소방관의 찢어진 장갑뿐 아니라4만5,000 소방공무원의 마음이었다. 8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및 가족들에게 공식 사과한 문 대통령은 피해자들의 손을 잡고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다짐했고, 취임 99일째인 16일엔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20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정부가 국민 생명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사과하고 위로했다.

5월 18일 광주 5ㆍ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도중 유족의 편지를 낭독한 김소형(37)씨에게 다가가 끌어안고 위로하고 있다.
6월 7일 서울 용산소방서를 방문한 문 대통령이 화재현장에서 부상당한 소방관의 찢어진 방화 장갑을 살펴보고 있다.
8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및 가족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정부 차원의 사과를 전달한 문 대통령이 산소 호흡기를 달고 온 임성준군을 위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16일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위로하고 있다.
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한 문 대통령이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담을 마친 후 담장 밖에서 기다리던 교민들에게 다가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5월 15일 서울 양천구 은정초등학교에서 ‘미세먼지 바로 알기 교실’ 행사를 마친 문 대통령이 어린이들의 사인 요청에 응하고 있다.
#먼저 건넨 손

취임식 직후 방탄차에서 내려 시민들과 악수하고 ‘셀카’ 촬영에 응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와 대비되며 반향을 일으켰다. 그 후로도 공식 방문지든 휴가 차 들른 등산로든 시민들을 향해 다가가는 대통령의 손은 거침이 없다. 일정이 빡빡한 해외 방문 때도 예외는 없었다. 7월 6일 독일에서 메르켈 총리와 회동 후 담장 밖에서 환영피켓을 들고 기다리던 교민들을 발견하고는 100여m를 걸어가 손을 잡았고, 6월 말 방미 때 역시 여러 차례 이동을 멈추고 교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박 전 대통령이 2014년 북미 순방 당시 교민들의 피켓 시위를 피해 다닌 것과 비교된다.

#국정 의지 굳은 손

국민과의 파격 소통뿐 아니라 적폐청산과 개혁, 안보와 경제 등 정책 수행을 위해 대통령의 손은 바쁘게 움직였다. 6월 말 미국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환영만찬과 정상회담, 기자회견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수 차례 악수를 나누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확인했고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수시로 전화기를 들었다. 또한, ‘대한민국 일자리 상황판’을 집무실에 설치한 후 손수 시연해 보이거나 어린이들과 함께 고리 1호기 영구정지 버튼을 누르며 탈 핵 및 미래 에너지 정책 수립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박서강기자 pindropper@hankookilbo.com

김주영기자 will@hankookilbo.com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미국을 방문한 문 대통령이 6월 30일 백악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남 진해 공관에서 휴가를 보내던 문 대통령이 3일 전투수영 훈련 중인 해군사관생도들을 찾아 손을 맞잡고 격려하고 있다. 청와대제공
문 대통령이 5월 24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 설치된 ‘대한민국 일자리 상황판’을 가리키며 참모진에게 일자리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부산 기장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에서 6월 19일 열린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에서 지역 어린이들과 함께 정지 버튼을 누르고 있다.
9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발표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성모병원을 방문한 문 대통령이 입원 중인 아이의 손을 살포시 잡고 있다.
문 대통령이 7월 26일 청와대 관저 앞에서 동물권 단체 ‘케어’로부터 유기견 ‘토리’를 두 손으로 건네 받고 있다. 대통령의 입양 결정으로 토리는 최초의 유기견 출신 ‘퍼스트 도그’가 됐다.
문 대통령이 5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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