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은 주의보 발령에도
실외수업 금지 등 조치 안 해
지난달 30일 오후 짙은 미세먼지로 서울 남산 케이블카가 뿌옇게 보인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역대 최악의 미세먼지 공습이 계속되고 있지만 교육당국은 개학한 지 한 달이 훌쩍 지나서야 대책 검토에 나서고 있다. 통상적으로 3, 4월이 미세먼지가 가장 극성을 부리는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책을 내놓더라도 한참 뒷북일 수밖에 없다. 미세먼지에 취약한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교육당국의 안일한 대응에 부모들만 애를 태우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5일 “미세먼지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많아 교실에 공기청정기 설치 등의 대책을 검토 중”이라며 “7일 환경 관련 전문가협의회를 열고 다음주 중 대책을 확정ㆍ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초등 저학년부터 공기청정기 순차 설치 ▦보건용 마스크 보급 ▦야외수업 금지 기준 강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미세먼지 ‘매우 나쁨’ 상태가 지속돼 올해 1~3월 주의보가 발령된 것만해도 86회로 작년(47회)의 2배에 육박했는데도 이제서야 대책을 마련 중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다른 교육청들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달 18일 미세먼지 대책회의를 열고 별도 방안을 내놓을지를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환경부와 공동으로 17개 시도교육청을 돌며 학교 담당자들에게 미세먼지에 적극 대응하도록 설명회를 열 예정이나, 아직 일정도 정해지지 않았다. 그 외 교육부 차원의 추가 대책 마련 계획도 없는 상태다.

현재 매뉴얼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부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 실무 매뉴얼’ 은 예비주의보 단계에서 유치원ㆍ초등학교는 실외수업을 금지하고, 중ㆍ고교는 자제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녹색연합이 17개 시도교육청에 정보공개청구를 해 발표한 ‘2016년 미세먼지 주의보ㆍ경보 발령에 따른 조처현황’ 에 따르면, 지난해 3~12월 평일 일과시간 중에 총 32회의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으나 시도교육청이 미세먼지로 실외수업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한 것은 25회에 불과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주의보 6회 중 3회만 조치를 취했고, 충북도교육청은 5회 중 3회, 제주도교육청은 4회 중 2회만 대응했다. 심지어 강원도교육청은 주의보 2회 모두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중1 자녀를 둔 학부모 신모(36ㆍ경기 화성시)씨는 “딸이 눈으로 보기에도 먼지가 뿌연 날에도 야외에서 체육수업을 했다고 해 걱정스럽다”며 “교육당국이 조속히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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