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에 이름이 없었는지, 있었는데 내가 몰랐던 것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쨌거나 나는 그 집을 골목집이라 불렀다. 나는 회사에서 걸핏하면 점심을 건너뛰었다. 그렇다고 아예 굶는 건 아니고 오후 서너 시가 되면 의자에서 일어섰다. “어디 가세요?” 직원이 물으면 “밥 먹으러 골목집.” 그러면 직원이 또 물었다. “골목집이 어디에요?” “그 집 있잖아.” 잠깐 생각하던 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 집.” 그런 식이었다. 건물과 건물 사이 좁은 공간에 지붕을 얹고 안쪽으로 주방을 만들고는 긴 탁자를 만들어 벽에 붙여놓은 집이었다. 할머니 두 분이 장사를 했는데 메뉴는 딱 세 가지였다. 신라면 2,000원, 열무비빔밥 3,000원, 김밥 1,000원. “도대체 할머니, 왜 여긴 이렇게 라면이 맛있는 거죠?” 나는 진심으로 궁금해서 물었다. 할머니는 티스푼을 들어보였다. 다진마늘이었다. 그러니까 다진마늘 한 스푼을 넣은 신라면. 그보다 더 맛있는 건 열무비빔밥이었는데 대접에 따뜻한 밥 한 공기 푸고 잘게 썬 열무김치를 한 줌 올린 뒤 고추장과 달걀프라이 한 개 덮어주는 소박한 한 끼였다. 할머니 두 분은 안쪽 주방에서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었다. “미친 놈. 또 가게를 비우래. 아주 생각날 때마다 전화질이네. 취미야, 취미.” “쫄지 마. 우리가 쪼는 것 같으니까 툭하면 월세 더 달래고 안 되면 가게 비우래고.” 거친 것 같지만 실은 아주 조용조용 나누는 소녀들의 귓속말 같은 말투였다. 내가 그 회사에 다니던 5년 동안은 무사했으나 이후에 골목집이 정말 가게를 비웠는지는 모르겠다. 오랜만에 열무비빔밥도 먹고 싶은데 언제 한 번 들러볼까.

소설가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