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촛불을 꺼버리고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해 구설에 오른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 정미홍씨 SNS

정미홍(58) 전 KBS 아나운서가 17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에서 “태극기의 바람이 태풍이 돼서 저 촛불을 꺼 버리고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정씨는 이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열린 ‘헌법수호를 위한 국민 대처 집회’에서 단상 위에 올라 “반국가 세력들이 나라를 뒤집으려 하고 있다”며 “가만 있어서야 되겠냐”고 주장했다. ‘누명 탄핵, 완전 무효’란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무대 위에 오른 정씨는 “억울하기 짝이 없는 대통령 탄핵이 기각돼서 대통령이 임기를 무사히 마치시길 기도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정씨가 참석한 행사는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과 어버이연합 등 보수 단체가 연합해 만든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가 주최했다. 정씨는 최근 국회에서 박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국회의원들을 “역사 의식도 없는” 정치인이라 부르며 비난을 퍼부었다.

위험했던 발언은 “촛불을 꺼 버리자”뿐만이 아니었다. 정씨는 집회에서 “고등학생이 촛불시위에 나왔는데 그들이 유권자입니까”라고 해 논란을 더했다.

정씨는 앞서 2014년 5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많은 청소년들이 서울역부터 시청 앞까지 행진을 하면서 ‘정부는 살인마다. 대통령 사퇴하라’고 외쳤다”며 “내 지인은 자기 아이가 시위에 참가하고 6만원 일당을 받아왔다고 했다. 참 기가 막힌 일”이란 글을 올려 물의를 빚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한 달밖에 지나지 않은 시기에, 세월호 참사 관련 추모 행사를 비하하는 발언을 한 탓이다.

정씨의 박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발언을 접한 상당수 네티즌은 SNS 등 온라인에 ‘제2의 김진태 등장’(mero****), ‘연구대상자’(koo8823****) 등의 글을 올려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고등학생의 촛불 시위 참여 비판에 대해선 ‘6.25때 청소년들이 유권자라 전쟁 나갔나요? 3ㆍ1운동 4ㆍ19혁명 때도 청소년들이었는데 유권자라 자발적으로 참여했나요?’(pak7****), ‘고등학생이 유권자는 아니지만 그들도 이 나라의 소중한 국민’(cji8****) 등의 반박 글이 잇따랐다. 많은 네티즌은 정씨의 발언을 문제 삼았지만, 일부 네티즌은 ‘용기 있는 당신을 존경한다’(kjk1****,baum**** )며 지지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정씨는 1987년 ‘KBS 9시 뉴스’를 진행했고, 1988년 서울올림픽 중계 메인 앵커를 맡기도 했던 KBS 간판 아나운서였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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