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영화 '판도라'가 100만 관객을 넘으며 흥행 파란불을 켰다. NEW 제공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소재로 한 블록버스터 영화 ‘판도라’가 개봉 5일만에 100만 관객을 넘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 시국과 무관치 않은 내용을 담고 있어 상영 초반 흥행 질주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화제다.

11일 투자배급사 NEW에 따르면 ‘판도라’는 이날 오전 100만 관객 고지에 올랐다. ‘판도라’는 10일까지 99만6,122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이 보며 100만 돌파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었다.

‘판도라’의 흥행 기세는 높다. 10일 하루에만 44만7,722명이 관람했고, 11일에 관객도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까지 예상 관객은 140만명 정도로 100억원대 제작비를 들인 덩치에 어울리는 흥행 성적이다. 하지만 ‘판도라’의 흥행몰이는 여느 블록버스터와 사뭇 다르다. 물량공세에 기대기 보다 영화가 품은 진중한 메시지로 관객들의 마음을 얻고 있다.

‘판도라’는 어두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반도 동남권 한 중소도시를 배경으로 원전 사고를 다룬다. 예상치 못했던 재난에 직면한 원전 노동자들과 그들의 가족을 한 축으로 원전의 치명적인 위험성을 알리고, 은폐에 급급한 정부의 행태를 보여주며 관료제의 무능과 폐해를 고발한다. 제대로 된 보고를 받을 수 없는 대통령, 대통령 대신 전권을 행사하려는 총리의 월권 행위, 재난에 따른 인명 피해보다 원전 폐쇄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계산하기 바쁜 당국자들의 모습이 한국의 현실을 비판한다.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게 하는 등장 인물의 죽음 장면 등도 관객에게 무겁게 다가간다.

최순실 게이트와 박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일련의 시국이 ‘판도라’ 흥행에 에너지로 작용했다.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직시하고픈 관객들이 늘어나면서 ‘판도라’에 호재가 됐다. 대부분의 관객들이 생경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원전 사고를 정치한 묘사로 전달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한 점도 주효했다.

‘판도라’의 흥행에 대해 네티즌들을 대체로 호감을 드러냈다. “많은 사람들이 보면 좋겠다… 이게(원전 사고) 제발 영화에서만 끝나길”(gjin****)이라는 소망을 기사 댓글란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기거나 “최고예요. 어렵지 않고 신파라고들 하는데 저는 오히려 더 좋았어요. 아이들이랑 또 보러 가려 합니다”(is07****)라는 호의적인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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