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영 기자의 TV다시보기]

연말 시상식의 계절이다. 한국방송작가협회도 13일 드라마, 예능, 교양, 라디오 네 부문에서 1년 동안 눈에 띄게 활약한 작가들에게 시상하는 제29회 한국방송작가상을 개최한다. 협회는 시상식 전 수상자들을 언론에 먼저 공개했다. 올해는 예능부문 심은하 작가(SBS ‘자기야- 백년손님’), 교양부문 한지원 작가(KBS1 ‘TV책- 가짜 팔로 하는 포옹’), 라디오부문 정승혜 작가(KBS라디오 ‘임백천의 라디오 7080’)가 각각 수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드라마부문에는 수상자가 없다. 올해는 KBS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비롯해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질투의 화신’ ‘닥터스’, tvN ‘시그널’ ‘응답하라 1988’ ‘또 오해영’ 등 쟁쟁한 드라마들이 여럿이었다. 김은숙(‘태양의 후예’) 김은희(‘시그널’) 서숙향(‘질투의 화신’) 박해영(‘또 오해영’) 등 이름만 들어도 작품이 떠오르는 스타 작가들도 활약했다.

한국방송작가상은 유독 드라마 작가들에겐 인색하다. 2006년, 2009년, 2011년, 2014년 드라마부문 수상자가 없었다. 2014년 SBS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박지은)가 최종 심사에 올랐지만 심사위원들은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수상자를 선정하지 않았다. ‘시청률보다 작품성과 작가정신에 무게 중심을 둔다’(심사규정 제7조 4항)는 기준을 감안했을 때 “박지은 작가의 일련의 작품들이 작품성과 작가정신에 있어서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에 대해서 고민했다”는 게 심사평이었다.

김혜수(왼쪽)과 이제훈이 출연해 열연을 펼친 tvN 드라마 ‘시그널’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 구성이 인상적이다. CJ E&M제공
송중기(왼쪽)와 송혜교가 출연한 KBS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KBS제공

2011년에는 SBS드라마 ‘시크릿 가든’(김은숙)과 ‘자이언트’(장영철) 등 4편이 최종 심사에 올랐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독창적 작품세계를 구현한 작가, 우리 사회에 건전한 영향력을 끼치고, 방송작가의 자긍심을 높이는 작가라는 부분에서 모두 미흡”했다고 판단했다. 2009년도 MBC드라마 ‘내조의 여왕’(박지은), SBS ‘시티홀’(김은숙), MBC ‘선덕여왕’(김영현 박상연)이 후보에 올랐지만 역시 수상은 불발됐다. ‘시티홀’과 ‘내조의 여왕’은 “비현실적인 전개”가, ‘선덕여왕’은 “역사왜곡” 등이 각각 문제가 됐다.

드라마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건 막장 드라마를 막고, 사회에 건전한 영향을 미치는 드라마를 만들고자 하는 의도일 것이다. 최종심사는 각 분야의 작가 3명씩이 한 조를 이뤄 참여한다. 방송작가들이 직접 해당 분야의 작가를 선정하는 일이라 더 엄격한 듯하다.

방송작가협회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있기도 하다. 심사 기준이 너무 엄격해 작가 양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방송작가협회는 심사 기준 완화를 위해 최근 소위원회를 구성해 정관 개정에 나섰다. 하지만 아무나 받는 상은 상이 아니다. 매년 드라마 작가들이 상을 받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지금처럼 투명하고도 엄격한 심사로 상의 권위를 세우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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