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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잃어버린 4개월…유ㆍ무형적 손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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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잃어버린 4개월…유ㆍ무형적 손실은?

입력
2016.10.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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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검찰에서 불구속 결정이 내려진 19일 오전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검찰에서 불구속 결정이 내려진 19일 오전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19일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4개월여 동안 진행된 롯데 수사가 일단락됐다. 롯데는 그 동안 사업의 발목을 잡았던 검찰 수사가 마무리된 만큼 이제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다.

롯데그룹은 이날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와 관련, “오랫동안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향후 재판 과정에서 성실하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는 이어 “사회와 국가 경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성찰하는 시간이 됐다”며 “앞으로 좋은 기업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롯데의 입장은 겉으론 담담해 보인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입은 유ㆍ무형적 손실과 출혈은 적지 않다. 무엇보다 그룹의 안살림을 도맡았던 이인원 전 부회장이 세상을 떠났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의 수장으로 일해 온 이 전 부회장은 소환 조사를 앞둔 지난 8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는 유서에서 “롯데그룹 비자금은 없다”고 항변했을 만큼 검찰 수사에 대한 압박감이 컸다. 롯데 관계자는 “평사원에서 출발해 그룹 부회장까지 오른 분을 잃은 것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가장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의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롯데그룹의 상황이 안정화됐다고 보기엔 이르다. 신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돼 향후 최소 1년여 동안 재판을 받아야 한다. 그 만큼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밖에 없어 경영 차질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업상 피해도 만만치 않다. 검찰 수사로 성사 직전이었던 미국 석유화학업체 엑시올의 3조원대 인수는 무산됐다.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됐던 호텔롯데 상장 계획도 철회됐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미지 손상은 더 크다. 쇼핑과 백화점, 마트, 케미칼, 제과, 물산 등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대부분 출국 금지되거나 구속되며 정상적 경영도 어려웠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그룹 상장 계열사 9곳 중 7곳의 시가 총액은 4개월 간 15.8%(1조4,550억원)나 감소했다.

때문에 롯데는 이르면 이달 안에 그룹 차원의 경영 혁신안을 공개하고 분위기 반전을 꾀할 방침이다. 혁신안에는 ▦호텔롯데 상장 등의 기업지배구조개선 ▦순환출자 해소 ▦지주회사 전환을 비롯한 투명성 강화 ▦기업문화 개선 ▦사회공헌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직원들 사이에선 검찰 수사가 끝난 것에 대해 홀가분하다는 반응과 함께 훌훌 털고 새출발을 하자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롯데 관계자는 “그 동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선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 지 모르겠다”며 “이제 남은 건 하루 빨리 경영 정상화를 이루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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