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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무너지는 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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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무너지는 줄 알았어요”

입력
2016.09.12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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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ㆍ경북 사상 최고 규모 지진

여진이 더 강하고 길어

7월 6일 울산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한 지 2달여 만인 12일 경주 부근에서 보다 강력한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자 이 지역 주민들은 심한 불안감에 밤잠을 설쳤다.

진앙지인 경주와 포항지역에서는 TV위에 놓아 둔 인형이 떨어질 정도로 심한 진동이 발생했다. 48분여만에 연거푸 느껴진 심한 흔들림에 일부 주민들은 비명을 지르는 가 하면 놀라 집밖으로 뛰쳐나가 자리를 깔고 대피하기도 했다.

진앙지인 경주시 내남면 비지리에서는 일부 담벼락이 무너지는 등의 피해가 났다. 오후 8시 8분께에는 경주시 건천읍 한 아파트에서 방안의 TV가 떨어져 할머니가 가슴을 다쳤다. 또 B씨(63)가 두번째 발생한 지진에 넘어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황성동 한 아파트에서는 물탱크가 부서졌고, 성동동 아파트 상가에선 기와가 떨어지기도 했다.

한 주민은 “갑자기 땅이 위아래로 붕붕 뜨는 것 같았다”며 “일단 오늘 밤은 집에 들어가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시 김모(40)씨는 “1차때보다 더 강력한 여진이 일어나자 애들이 놀라 울고불고해서 차 열쇠와 지갑만 챙겨 일반주택인 친정집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에어컨 위에 올려둔 물건이 떨어졌다”며 “현기증이 날 정도”라고 전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와 경북소방본부, 대구 및 경북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현재까지 수천 건의 지진감지신고가 폭주했고, 상당수 주민들이 불안에 떨며 하얗게 밤을 세웠다.

도모(44ㆍ대구 동구)씨는 “아파트 7층에 사는데 TV를 보던 중 갑자기 드드드드하는 소리가 나더니 아파트가 앞뒤로 심하게 10초 이상 흔들렸다”며 “1시간도 되지 않아 더 심하게 흔들려 밖으로 대피해야 하는 게 아니냐 겁이 났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지진이 나자 카카오톡은 물론 2차 여진 발생 후에는 대구 경북 대부분 지역의 휴대전화가 일시적으로 불통됐다. 정모(51)씨는 “통화 버튼을 눌렀는데 ‘통화가 종료됐습니다’라는 기계음만 들렸다”며 “다행히 인터넷전화는 끊기지 않아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안부전화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야간자율학습을 하던 대구지역 대다수 고등학교는 강력한 여진이 일어나자 학생들을 모두 귀가시켰다.

지난 7월 규모 5.0이 발생한 울산의 한 아파트단지에서도 주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부산에서는 80층짜리 고층건물이 몰린 해운대 마린시티 등에서 건물이 흔들렸다는 신고가 폭주했다. 이날 부산소방 119안전센터에는 지진 발생 후 10여분 동안 1,200여건의 신고 접수가 쏟아졌다. 수영구 광안리에 사는 누리꾼은 “쇼파에 누워있었는데 집이 흔들려 잠에서 깼다”며 “경비실에서 지진 관련 방송이 나왔다”고 전했다.

부산소방 119안전센터는 지진 발생 15분여 만에 ‘지진을 느꼈다’는 신고가 1,200여건 쏟아졌다.

해운대구 한 아파트 20층에 사는 김모(73ㆍ여)는 “10초 정도 바닥이 덜덜덜 하면서 식탁 위에 있는 등이 흔들거려 급히 식탁 밑으로 몸을 숨겼다”고 말했다.

광주 북구 운암동 L아파트에 사는 김모(53)씨도 “처음에는 약한 진동이 느껴져 지나가는 대형 트럭에 의한 것으로 알았는데 조금 뒤 곧바로 아파트가 들썩들썩할 정도로 흔들렸다”며 “아파트 밖으로 대피해야 하는지 등을 고민하고 있을 때 또 한차례 미동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 전체가 이처럼 흔들리는 것은 처음”이라며 “10여초 정도 흔들렸을 텐데 마치 한 시간 이상 길게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경주=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광주=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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