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 후 최장… 열대야도 11일째
대구 관측지점 이전ㆍ녹화사업 덕
‘땡볕도시’ 별명은 경주ㆍ영천으로
오늘 이후 무더위는 한풀 꺾일 듯

올해 여름 서울에서 폭염이 12일째 지속돼 1994년 이후 가장 긴 폭염으로 기록됐다. 더위는 광복절부터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서울에 시작된 폭염이 이날까지 12일째 이어졌다. 폭염은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일 때다. 서울 최고기온이 38.4도까지 올라 통계상 가장 뜨거웠던 1994년에 14일 동안(7월 16~29일) 폭염이 이어진 이후 가장 길었다. 역대 연속 폭염일수 1위는 1943년으로, 무려 25일(8월 4~28일)이나 기승을 부렸다.

밤 잠을 설치게 만드는 열대야(일 최저기온 25도 이상)도 지난 4일부터 11일째 서울에 나타나고 있다. 1994년 연속 24일(7월 17일~8월 9일), 2012년 14일(7월 27일~8월 9일) 기록에 이어 역대 세번째다.

계속되는 폭염으로 온열질환자도 지난해보다 1.5배 늘었다. 질병관리본부의 온열질환자 감시체계 통계에 따르면 5월 23일부터 지난 12일까지 1,538명이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았다. 집계가 시작된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지난해(1,056명)의 1.46배, 2014년(556명)의 2.77배에 달한다.

대구 달성군 강정고령보 물문화관인 디아크 주변 잔디밭에서 시민들이 강바람에 더위를 식히고 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다만 ‘대프리카’(대구 아프리카)로 불리던 대구는 올들어 전국 최고기온을 한 번도 기록하지 못하고, 대신 경북 영천과 경주, 의성 등 인근 도시에 1등 폭염도시 자리를 내주고 있다. 대구가 38.1도를 기록한 13일 영천은 39.6도의 살인 더위로 올해 최고 기록을 세웠다. 대구가 37.7도였던 12일에는 경주가 39.4도였다. 이날 경북 경산시 하양읍의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는 40.3도가 찍혀 비공식 최고기온을 보이기도 했다. 공식기록은 1942년 8월 1일 대구의 40도다. 의성도 지난 6일 36.7도로 전국 최고기온을 기록한 데 이어 7일 37.8도로 다시 기록을 갈아치웠었다.

대구가 폭염도시 자리를 내준 것은 관측 지점의 변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2013년 동구 신암동에서 3㎞정도 떨어진 효목동으로 이전한 부산지방기상청 대구기상지청 관측소는 금호강에서 300m 거리의 공원녹지지역이어서 여름기온이 옛 관측장소보다 낮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12, 13일 효목동에서 관측된 기온은 37.7, 38.1도였으나 신암동은 38.1, 38.5도로 0.4도씩 높게 나타났다. 또한 푸른 대구 가꾸기 운동이 시작된 1996년부터 2011년까지 대구 기온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기록적인 더위는 광복절 이후 수그러들 전망이다. 4일 서울 경기지역에 발효된 폭염경보가 14일 폭염주의보로 내려간 데 이어 15일 전국의 낮 최고기온이 28~35도로 전날보다 2도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16일까지 전국적으로 구름이 많고, 내륙지역을 중심으로 소나기가 내리면서 말복인 16일에는 1도 가량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이 되면 수도권의 낮 최고기온은 30도까지 내려가겠다. 김용진 기상청 통보관은 “뜨거운 공기층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에서 빠져나가고 있다”며 “한낮에는 여전히 덥겠지만, 다음주 주말 무렵이면 열대야 현상은 대거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ankookilbo.com

살인적인 무더위로 경주 블루원 워터파크에마저 이용객이 뚝 끊겼다. 블루원 워터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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