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이 1일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 수영장에서 훈련에 앞서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 티켓을 거머쥔 ‘마린보이’ 박태환(27)이 리우 현지에서는 ‘AD카드와 전쟁’을 치르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박태환은 리우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토드 던컨(호주) 코치, 윤진성 컨디셔닝 트레이너(물리치료), 김동옥 웨이트 트레이너 3명으로 전담팀을 꾸렸다. 박태환 측은 대한체육회에 이들 3명의 AD카드(상시 등록카드)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던컨 코치만 받았고 윤진성 트레이너에게는 P카드(경기장과 훈련장만 출입 가능)가 주어졌다. 김동옥 트레이너는 P카드도 없어 하루 이용만 가능한 데일리 패스를 끊어야 한다.

선수들에게 하루 훈련의 마무리는 물리치료다. 하지만 윤 트레이너의 P카드는 선수촌 내 이동에 제한이 많아 선수 옆에서 지속적인 관리가 힘들다. 일단 선수촌에서 수영장까지 이동하는 셔틀을 탈 수 없어 개인차량을 이용 해야 한다. 교통체증을 뚫고 겨우 경기장에 도착해도 주차가 안 돼 물리치료용 베드를 짊어지고 30분 이상 걸어서 수영장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박태환은 오후 8시께 훈련을 시작해 10시 정도에 마친다. P카드 소지자는 오후 9시가 넘으면 선수촌에 들어갈 수 없다. 그 전에 입촌하면 9시에 나와야 한다. 결국 오후 훈련을 마친 박태환이 선수촌에서 물리치료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고육지책으로 박태환은 오후 훈련을 끝내면 수영장에 베드를 펴놓고 쫓기듯 마사지를 받고 있다. 다 마무리하고 선수촌에 혼자 오면 자정이 훌쩍 넘는다. 이 생활을 리우 입성 이후 계속 반복하고 있다.

런던올림픽 때는 박태환의 물리치료사에게 코치와 똑같은 AD카드가 발급됐다. 다른 스태프들의 부족한 AD카드는 수영과 경기일정이 겹치지 않는 종목에서 일부 빌려오는 등 유연성을 발휘했다. 하지만 이런 실무를 책임졌던 수영연맹 관계자가 이번에 리우에 오지 못해 행정 공백이 생겼다. 대한체육회의 AD카드 관리 실태도 미흡한 점이 적지 않아 보인다. 리우올림픽 한국 선수단에 배분된 AD카드는 총 332장. 런던보다 40여 장 줄었는데 남자배구, 남녀농구 등 출전선수가 많은 구기종목에서 티켓 획득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 중 선수에 204장, 감독ㆍ코치ㆍ트레이너 등 경기임원에게 96장, 행정임원에게 32장이 돌아갔다. 행정임원의 경우 반드시 필요한 인원에게 전달됐는지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이 높다. AD카드가 불필요하고 엉뚱한 곳에 전달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올림픽 때마다 불거지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고질적인 병폐기도 하다. 결국 ‘결전’을 준비하는 선수와 옆에서 묵묵히 지원하는 스태프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다.

리우=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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