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해고’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고용노동부가 재계의 입장을 반영하여 지난 1월에 발표한 소위 양대 지침의 하나다. 지침의 다른 하나는 취업 규칙을 쉽게 바꿀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저성과자 문제는 지금 정의당의 심상정 의원과 새누리당의 지상욱 대변인 사이에 논쟁이 되고 있다. 심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저성과자라고 비판하자, 지 대변인은 심 의원이 저성과자라고 반박했다.

지금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해고는 딱 두 가지만이 가능하다. 징계 해고와 정리 해고가 그것이다. 징계 해고란 예컨대 근로자가 사업장에서 범법 행위를 저질렀다든가 할 때 징계로서 행해지는 해고다. 징계 해고는 사유의 정당성, 절차의 정당성, 징계권 남용이 아닐 것이라는 요건을 충족해야만 한다. 한편 징계 해고의 절차가 취업 규칙이나 단체 협약에 규정되어 있다면 이 절차를 지키지 않은 해고는 무효다.

저성과자를 쉽게 해고할 수 있게 해주는 고용노동부의 지침은 국회를 통과해야만 하는 법을 고치지 않은 채 단지 행정부의 ‘가이드라인’이라는 이름 아래 시행하려고 하는 것이어서 지침 발표 직후부터 월권이라든가 혹은 불법이라는 비판을 노동자들로부터 받았다.

노동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저성과자의 ‘쉬운 해고’는 기업에만 유리하다고 한다. 즉, 저성과자 쉬운 해고가 도입되기 이전에 기업이 노동자를 회사에서 내보내기 위해서는 거액의 위로금을 쥐여주고 자진 퇴직의 형태를 취해야만 했지만, 이제는 위로금을 줄 필요 없이 단지 저성과자로 낙인찍기만 하면 해고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 1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은수미 전 의원의 추계에 의하면, 한 해에 기업이 명예퇴직, 희망퇴직 등으로 내보내는 노동자가 평균 90만명인데, 이 중 절반만 저성과자로 해고할 수 있으면 기업으로서는 수십 조 원하는 위로금의 반만 써도 된다는 것이었다.

저성과자 쉬운 해고의 가장 큰 문제는 성과 측정이 공정하게 행해지기에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운 일인 반면에, 기업의 입장에서 아무나 저성과자로 낙인찍어서 쉽게 해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저성과자 쉬운 해고 제도 아래에서는 기업이 월별로 등급을 매기고 감봉을 하고 시말서를 쓰게 하면서 저성과자로 몰면 누구든지 아무나 쉽게 해고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이 저성과자라는 주장은 실은 심상정 의원의 고유한 발상이 아니다. 지난 1월 양대 지침이 발표되자마자 현장의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노동법 개악 저지’ ‘저성과자 박근혜를 해고하라’ 등과 같은 구호가 터져 나왔다. 노동자들의 주장인즉, 박 대통령이야말로 저성과자니 쉬운 해고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난 1월의 시점에서 과연 박 대통령이 저성과자인가는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박 대통령의 정치 성과를 측정할 기준을 우리는 갖고 있다. 지난 총선이 바로 그것이다. 심상정 의원이 지난 1월 현장에서 터져 나온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이제 와서 제도권 정치판 안에서 공식적으로 대변하게 된 것도 총선을 통해서 밝혀진 국민의 평가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이라고 이해된다. 물론, 박대통령은 총선 결과를 자신의 정치 성과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나는 저성과자 쉬운 해고에 대해서 반대다. 마찬가지로, 대통령의 해고라는 것이 단지 상징적인 정치 공세에 불과할 뿐이고, 법적으로 보면 결국 탄핵만이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나는 굳이 박 대통령을 저성과자로 몰고 싶지 않다. 오히려 그보다는, 만약 굳이 박 대통령을 저성과자로 규정짓고자 한다면, 사회적-정치적 일관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대우조선해양 부실을 가져온 대우조선해양 및 산업은행의 임원들은 저성과자다. 대우조선해양 분식 회계와 관련된 회계 법인의 담당자들도 저성과자다. 더 나아가서 부실에 관해 감독 책임이 있었던 고위 공무원들, 그리고 엄청난 부실에도 불구하고 마구잡이식 세금 퍼주기를 자행한 ‘청와대 서별관회의’ 참석자들도 저성과자다.

야 3당이 청문회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들 저성과자는, 고용노동부의 지침대로라면, 청문회 없이 ‘걍’ 쉽게 해고해도 되는 사람들이다.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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