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한강에서 사고를 당한다면

과속이 사고 키우는 원인
음주자 뒤처리에도 고생
“구급차에 자전거 실어달라”
119신고는 구체적으로
“반포대교서 200m 지점”
한강공원 가로등에 부착된 119신고용 위치 안내판. 119에 신고할 때 윗부분에 쓰여 있는 위치를 알려주면 구급대가 환자를 찾을 수 있다. 표지는 가로등 4~6개마다 하나씩 부착돼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 한강공원이 붐비는 만큼 119구급대도 바빠진다. 여름(6~8월)이면 매달 150만대가 넘는 자전거가 강변을 달리지만 안전교육을 받은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탓이다. 지난해 한강 사업본부가 파악한 자전거 교통사고만 238건. 이틀을 무사히 넘기지 못했다. 2014년에는 한강에서 일어난 사고 중에서 자전거 교통사고가 차지하는 비율이 62%에 이르기도 했다. 현장의 구급대원들은 과속과 음주운전만 없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소방서에서 만난 구급대원들은 자전거 대유행을 실감하고 있었다. 한강으로 출동하는 일이 부쩍 늘어난 탓이다. 황해니 구급대원의 설명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주말 낮에 (자전거 사고가 정말 많아졌어요. 특히 반포 자전거도로에서 심합니다. 하루 1건은 기본이고 많으면 3, 4번 출동하는 것 같아요.”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소방서에서 황해니 구급대원이 응급처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황 대원 역시 과속 탓에 일어나는 사고가 많다고 지적했다. 반포 한강공원 편의점 일대는 서울 자전거 애호가의 성지로 불리는 곳. 동호인뿐만 아니라 자전거를 빌려 탄 나들이객까지 몰린다. 그 사이를 빠르게 헤치며 지나가는 자전거를 보기가 어렵지 않다.

“자전거가 도로 위의 보행자에게 비켜달라고 했는데, 보행자가 비키지 않아서 부딪히는 사고가 있죠. 또 자전거 코너를 돌다가 (뒤따르던 자전거가) 측면을 충돌하기도 합니다. 혼자 넘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주로 내리막길에서 제동하다 앞으로 넘어진 상황이죠. 쇄골이나 팔 골절 등을 많이 봤는데, 대체로 속력을 많이 내서 사고가 납니다. (동호인이 더 사고를 많이 겪는다는 가설 대해) 옷차림보다는 달리는 속도가 중요합니다.”

음주운전은 사고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수습 과정까지 어렵게 만든다. 구급차에 자전거를 실어달라며 떼를 쓰는 음주 환자가 드물지 않다는 것. “고급 자전거니까 함께 실어달라고 떼를 씁니다. 환자의 부상이 가벼우면 자전거까지 구급차에 실었다가 이송한 병원 안전요원에 맡기기도 하지만 응급처치를 방해하는 것이 사실이죠. 어쩔 수 없이 자전거를 현장에 두고 가면 나중에 ‘내 자전거 어디 있느냐’며 따지는 사람이 많아요. 술 마시고 자전거 타는 일은 없으면 좋겠습니다.”

국민안전처가 꼽은 자전거 교통사고의 주된 원인은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 2014년 자전거 운전자가 가해자였던 사고의 59%가 부주의한 운전 때문에 일어났다. 정면을 보지 않거나 휴대전화를 사용한 탓에 사고가 일어났다는 이야기다. 안전불감증에 과속과 음주가 더해져 사고가 일어난다. 전현주 구급팀장은 “요즘 자전거들은 전보다 훨씬 빨리 달리는 탓에 (사고 상황이) 예전보다 더 위험해졌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말미에 구급대원들은 119에 신고할 때 위치를 구체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빨리 출동해도 환자를 찾지 못한다면 낭패라는 이야기다. 박상관 구급대원은 “신고자가 반포 한강공원에 있다는 식으로 위치를 설명하면 환자를 찾기가 어렵다”라고 털어놨다. 무턱대고 한강공원에 있다고 말하기보다는 다리 등 주변에 눈에 띄는 구조물로부터의 거리, 방향을 파악해 설명하는 편이 낫다는 이야기다. “한강 남쪽이고, 반포대교에서 한남대교 방향으로 가다가 사고가 일어났다는 식으로 설명하면 좋아요. 근처에 OO아파트 O동이 보인다고 설명하셔도 환자 찾기에 도움이 돼요. 골든타임이 있잖아요. 어디든 그 시간 안에 맞춰 도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119표지 말고도 사고 위치를 알릴 수 있는 수단은 많다. 다리 또는 여의도 기점, 인증센터로부터의 거리도 도움이 되는 정보다. 하다못해 잠실대교 근처 익스트림게임장(왼쪽 맨 아래) 근처라고만 알려줘도 구급대에게 도움이 된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 제공
●환자는 되도록 움직이지 마세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의식을 잃었을 경우,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에 시민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한편 환자의 의식이 있는지, 숨을 쉬는지, 맥박이 있는지 확인하고 인공호흡과 흉부압박을 실시하는 정도다. 척추를 다쳤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장이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면 되도록 환자를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대신 주변 교통을 통제하는 편이 낫다. (▶교통사고 기본 대처법 http://goo.gl/yuZLkm ▶심폐소생술 방법은 다음의 주소를 참조 http://goo.gl/1wmHkc 또는 http://goo.gl/33dTKQ )

①다만 환자가 의식을 잃었더라도 스스로 호흡할 경우, 환자가 하늘을 바라보도록 자세를 바로잡아 기도를 확보해야 한다. 환자가 척추나 목뼈를 다쳤을 수 있으므로, 구조자 두 사람이 각각 환자의 몸통과 머리를 잡고 함께 움직여 뼈가 어긋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먼저 환자의 몸통을 돌릴 방향의 팔(오른팔)을 몸통에 붙인다. 목과 척추가 어긋나지 않도록 몸통과 머리를 함께 돌리면서, 하늘을 보도록 환자의 자세를 교정한다..

②자세를 바로잡은 뒤에는 목을 조이는 헬멧 끈이나 상의 지퍼를 풀어준다. 또 환자의 이마를 누르고, 턱은 살짝 올려서 기도와 코가 일직선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냥 누운 상태에서는 기도와 코가 90도로 꺾여서 숨쉬기 불편하기 때문이다. 환자가 하늘을 보도록 눕힌 다음에는 타월 등을 동그랗게 말아서 목을 받쳐 주어도 좋다.

상의 지퍼를 내리고 헬멧 턱끈을 풀어준다. 턱을 살짝 위로 당겨서 목과 코가 일자로 이어지도록 기도를 확보해 준다.

③이때 환자가 구토하면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려서 토사물에 기도가 막히지 않게 한다. 목뼈 부상을 방지하려면 몸통도 함께 돌려주는 것이 좋지만, 환자의 자세를 바꾸기 어렵다면 머리만 돌려준다. 구조자가 1명일 경우, 혼자서 환자의 자세를 교정하기는 불가능한데 고개만이라도 돌려야 한다. 토사물에 기도가 막혀 호흡이 정지되면 심정지가 일어날 수 있기에 고개를 돌려주는 것이 우선이다. 환자에게 물을 주는 것도 금물이다. 자칫 기도가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 마지막 사진은 환자가 바닥을 보고 쓰러졌을 경우의 자세교정 과정이다.

김민호기자 kimon8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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