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현장 곳곳에는 선수들의 열정과 함께 '경제학'이 숨어 있다. 구장 안팎의 음식점과 캐릭터 상품 매장에서부터 경기장 입장권, 선수 응원가 등에 이르기까지 스포츠와 마케팅, 그리고 이들이 빚어내는 '머니(Money)'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이루고 있다. '스포츠, 경제로 읽다'를 기치로 내세운 한국스포츠경제는 각 프로 종목에 담겨 있는 흥미로운 '스포츠 경제학'을 6회에 걸쳐 시리즈로 게재한다. 편집자주

<1> 구장 안 먹거리

야구장은 흔히 말하는 '먹방(먹는 방송)'을 찍기에 최고의 장소다. 야구를 보는 즐거움과 먹는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야구장 하면 떠오르는 간식은 프로야구 초창기만 해도 소주와 오징어, 컵라면뿐이었지만 시대가 바뀌어 종류가 다양해졌다.

◇하루 1,700만원어치 팔리는 치킨

지금은 알코올 도수 5% 이상의 주류가 반입 금지되면서 야구장 먹거리의 대세는 '치맥(치킨과 맥주)'이 됐다. KBO리그 10개 구단 관계자들은 홈 경기가 있는 날 날개 돋친 듯 팔리는 음식으로 치킨을 한 목소리로 꼽았다.

가장 많은 관중이 몰리는 주말에는 일제히 '치맥 파티'가 열린다. 야구장에 입점한 매점마다 파는 치킨이 다르고 인근 치킨 가게에서 구매해오는 팬들도 있어 정확한 판매량은 집계하기 어렵지만 구단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전국 5개 구장에서 하루 최대 1,000마리(구장당 평균 200마리)의 닭이 튀겨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 마리당 평균 가격을 1만7,000원으로 잡으면 하루 1,700만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셈이다.

kt 구단 관계자는 "(홈 구장이 있는) 수원의 유명 먹거리 진미통닭이 야구장에서 하루 150~200마리 판매된다"며 "매번 길게 줄이 늘어서는 등 인기 만점"이라고 밝혔다. SK 관계자는 "장사가 가장 잘 되는 1루 1층 복도에 위치한 매점에서 주말에 많이 팔 때 100마리 정도 팔린다고 한다"며 "다른 매점들과 야구장에 입점한 파파이스, 버거킹에서 팔려나가는 것을 합치면 더욱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BHC 매장이 입점한 부산 사직야구장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는 맥주와 치킨이 동시에 담겨 있는 야구장 전용 상품 '알콜팝'을 즐길 수 있다. 한 입 크기의 순살 치킨과 시원한 맥주를 담은 아이디어 상품이다. 잠실구장은 KFC치킨,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땅땅치킨, 창원 마산구장은 네네치킨이 인기다.

◇구장별 대표 메뉴도 각양각색

야구장에 '치맥'만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구단마다 특색 있는 음식으로 팬들의 입맛을 당기고 있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는 SK 새 마스코트 '와울(부엉이)' 모양의 '와울빵'이 최근 '대박 메뉴'로 떠올랐다. 일요일이던 지난 10일 경기 때는 7회말에 준비한 재료가 다 떨어지기도 했다. 이 때 판매량은 출시 후 최다인 191개(가격 3,000원, 한 봉지 8개)를 찍었다. 23일 토요일에도 176개를 판매하는 등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광주에도 야구 공 모양의 '타이거즈 볼' 호두과자가 명물로 꼽힌다.

잠실에서는 직접 고기를 구울 필요가 없는 삼겹살 도시락을 비롯해 곱창이나 순대볶음이 인기 메뉴가 됐다. 수원에는 진미통닭과 더불어 대표 맛집인 보영만두가 팬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대전구장에서 화제가 된 '야신 고로케'는 김성근(74) 한화 감독 덕분에 특수를 누렸다. 김 감독의 별명을 따온 건 아니고 '야채가 신선한 고로케'라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었는데 공교롭게도 김 감독이 한화에 부임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대전구장을 찾은 팬들은 호기심 때문이라도 한 번씩 맛본다.

'새 집' 대구와 고척스카이돔에서도 음식 축제가 벌어진다. 삼성라이온즈파크는 3루 쪽 내야와 외야를 잇는 자리에 '푸드 스트릿'을 만들어 치킨과 피자부터 각종 꼬치, 분식을 맛볼 수 있다. 또 통로 곳곳에 맛집이 들어서 있고, 수제 맥주와 칵테일 맥주도 구미를 당긴다. 대표 메뉴는 납작 만두와 땅땅 치킨이다.

고척스카이돔에는 전국 야구장 중 유일하게 중식당 '차이나 플레인'이 들어서 한 끼 식사를 제대로 할 수 있다. 부산에서는 지역을 대표하는 '삼진어묵'이 인기다. 마산구장에는 별명이 '딸기'인 NC 투수 이재학을 상징하는 '스트롱베리(딸기주스)'가 지난해까지 판매됐고, 올해는 대신 들어선 1리터 커피가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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