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중 보완 요청.. 강도 높은 자구 노력 압박 나선 듯
정부ㆍ산은주도 해운업 구조조정 본격화… 합병 등 신중검토
한진해운이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한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진해운 본사에서 한 직원이 고개를 속인 채 선박 모형이 전시된 로비를 지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한진해운이 25일 오후 조양호 한진해운 회장의 경영권 포기 각서와 함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신청했다. 산업은행은 신청서를 일단 접수하되, 추가로 보완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사실상 자율협약 신청을 반려한 셈인데, 한진해운측에 추가적인 자구안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다.

25일 한진해운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율협약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은 “용선료 조정 등 채무조정 방안, 자산 유동화 조치를 통한 4,1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추가 자구계획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자산 유동화 조치에는 ▦터미널 유동화(1,750억원) ▦벌크선 등 매각(1,340억원) ▦사옥 유동화(1,022억원) 등이 담겼다. 조 회장 및 최은영 전 회장의 사재 출연에 관한 내용은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은 일단 신청서를 접수하기는 했지만 신청서에 용선료 협상 방안 등 자구안의 구체성이 떨어져 있다는 이유로 금주 중 자료를 보완해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 측의 강도 높은 자구 노력 없이는 자율협약에 들어갈 수 없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향후 자율협약 과정에서 조 회장과 최 전 회장 등에 대한 사재출연 압박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산은은 추가로 보완된 자료를 받은 뒤 자율협약 개시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과 함께 정부와 채권단(산업은행) 주도의 해운업계 구조조정도 본 궤도에 오르게 됐다. 업황 악화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양대 국적 해운사의 운명을 틀어쥐게 된 정부와 채권단은 합병이나 택일(생존 가능성이 큰 곳에만 지원 집중) 등을 통한 단일선사 체제 구축을 유력한 대안으로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날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주재로 열린 ‘글로벌 해운동맹 재편 관련 대책회의’에서도 이에 대한 공감대가 일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부는 26일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재로 산업ㆍ기업 구조조정협의체 회의를 열고 조선ㆍ해운 등 5대 취약업종에 대한 구체적 구조조정 방안 및 실업대책을 발표한다.

세종=김진주 기자 pearkim72@hankookilbo.com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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