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퀴찬가<30> 성능 좋지만 초보는 체감 어려워

칼 변속에 제동 뛰어나고
가벼워서 한 손으로 번쩍
하지만 초보는 체감 어려워
유명 자전거업체 스페셜라이즈드와 슈퍼카 업체 맥라렌이 손잡고 만든 고급 로드바이크. 전자식 변속기의 경우, 주먹만한 부속품 가격이 70만원을 넘긴다.

고급 자전거는 왜 비쌀까? 원가 자체가 뻥튀기 됐다는 주장도 있지만 의견이 갈린다. 다만 저가품과 고가품의 성능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 차이가 수백만원을 들일 만큼 가치 있는지는 사람마다 판단이 다를 수밖에 없다.

●가장 큰 차이점은 무게

비싼 운동용 자전거의 가장 큰 특징은 가벼운 무게다. 50만~100만원 안팎 자전거의 차체(프레임)는 대개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드는데, 강도를 유지하면서 내부는 얇게 깎아낸다. 무게는 10kg 정도. 자전거 가격이 200만원대에 이르면 대개 몸체는 섬유(카본)로 만들어지고 무게는 8kg에서 7kg 초반대까지도 떨어진다. 핸들, 안장, 변속기 등 부품도 비쌀수록 무게가 가볍다.

이렇게 군살을 뺀 경량 자전거는 장거리 주행과 경사 오르기에 유리하다. 살 빼기는 고통스럽지만 부품 무게는 돈만 있으면 줄일 수 있기에 경량 부품 시장은 언제나 활황이다.

프레임 소재는 내구성과 승차감을 좌우한다. 초보자도 자전거에 익숙해질수록 미세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비교적 저렴한 알루미늄은 탄성이 없어 승차감이 딱딱한 반면, 카본은 탄성이 뛰어나며 자잘한 충격을 흡수하고 반응속도도 빠르다. 요즘엔 알루미늄 프레임에 앞바퀴 다리만 카본으로 만든 자전거도 많다. 은빛 금속질감이 선명한 티탄 프레임의 경우, 강도ㆍ탄성이 모두 뛰어나고 부식되지 않아 내구성도 높다. 가공이 어려워 가격이 비싼 것이 흠. 삼천리 관계자는 “자전거의 순발력에 민감한 레이싱 선수들은 티타늄보다 카본이나 알루미늄처럼 반응속도가 빠른 프레임을 선호해서 티탄이 고급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경기용으로는 많이 쓰지 않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변속·제동 성능도 뛰어나

고급 자전거에 달린 변속기는 고속주행에서도 칼처럼 정확히 기어가 바뀐다. 경사를 오르기 위해 페달을 꾹꾹 눌러 밟을 때도 마찬가지다. 9단, 11단 등 선택 가능한 기어비 폭도 넓고, 오르막과 내리막 주행이 경쾌하다. 세계 변속기 시장을 점령한 시마노 제품의 경우 입문용 뒤변속기 가격은 개당 2만5,000원 선인데 최고급 제품의 가격은 10배에 달한다.

브레이크도 성능 차이가 크다. 제동력뿐만 아니라 제동 조절능력이 다르다. 산악자전거(MTB) 브레이크의 경우 저가품 중에는 레버를 살짝 잡아도 제동력이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제품이 있다. 초보자는 급제동 충격을 못 견디고 핸들 너머로 날아가기도 한다.

이렇듯 성능 차이가 커서 변속기와 브레이크 등급은 자전거 성능을 판단하는 지표로 널리 쓰인다. 예컨대 ‘데오레급’ 브레이크와 변속기가 달린 자전거는 ‘XT급’ 자전거보다 전반적으로 수준이 낮은 부품들로 구성돼 있다.

●초보자는 고가품 체감 어려워

고가품 성능을 활용하려면 실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시마노 홍보담당자마저 100만원이 넘는 자전거의 성능은 초보자에게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동호인이 흔히 입문용으로 권하는 105급 변속기는 선수용 제품입니다. 동네 언덕을 오르내리는 정도 주행에서는 성능 차이를 느끼기 어렵죠.”

물론 지인들이 특정 등급 제품으로 시작하라고 조언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초보 딱지를 떼면 고급 자전거가 눈에 들어올 텐데, 그때 또 돈을 들이느니 처음부터 수준 높여 시작하라는 이야기다. 대개 로드는 ‘소라급’이나 ‘105급’, MTB는 ‘데오레급’을 권한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김민호 기자 kimon8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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