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2차 청문회가 29일 서울시청 다목적 홀에서 열린 가운데 참고인으로 증인석에 앉은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진위 여부가 가려지지 않은 채 풀리지 않는 의혹으로 남을까 겁이 납니다.”

28일부터 이틀간 열린 4ㆍ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2차 청문회를 지켜 본 한 유가족의 소감이다. 그의 목소리에는 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이 진상 규명의 실마리가 될지 모른다는 기대감보다 정치권과 여론의 무관심 속에 이대로 진실이 가라앉을지 모른다는 두려움만 가득했다.

날 선 공방만 오갔던 1차 청문회와 달리 2차 청문회에서 나온 증언과 의혹은 새로운 것이었다. 세월호 여객부 직원 강혜성씨는 승객들의 탈출을 막은 ‘선내 대기’ 방송이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지시였다고 폭로했다. 숨진 여객부 동료직원에게 누가 될까 검찰에서도 말하지 않은 ‘팩트’라며 유가족에게 사죄했다. 검찰 수사와 재판기록에는 없던 내용이다. 선사와 국가정보원, 해경 등의 유착 관계도 재확인됐다.

조사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사고 책임소재를 가릴 결정적 근거가 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 세월호 참사의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라며 만든 특조위는 힘이 없다. 예산이 정한 특조위 활동시한은 6월30일까지. 시간도 부족하거니와 조사를 강제할 권한은 더더욱 없다. 강씨 증언을 검증하기 위해 청문회에 부른 청해진해운 전 대표가 끝내 출석하지 않은 사실만 봐도 그렇다.

코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정신이 팔린 정치권은 세월호 문제에 도통 관심이 없는 눈치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달 ‘해경 지휘부의 구조구난 작업이 적정했는지 확인해 달라’며 특조위가 제출한 특별검사 요청안을 지금껏 거부하고 있다. 야당 역시 손을 놓고 있긴 매한가지다.

이는 분명한 약속 위반이다. 여야는 세월호특별법 제정 당시 특조위에 수사ㆍ기소권을 부여하지 않는 대신 특검 요청이 가능하도록 합의했다. 게다가 아비규환의 현장을 목도한 당사자의 양심선언까지 나왔는데도 정부와 정치권은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뒤바뀐 증언의 옳고 그름을 따져보자는 특조위와 피해자 가족들의 요구는 월권이나 과도한 떼쓰기가 아니다. 참사 2년이 지나도록 사고 원인 하나 속 시원히 밝혀내지 못한다면 정치권의 직무유기로 볼 수밖에 없다. 한 여당 의원은 30일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난 만큼 특검 요청이 다시 들어오면 무시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마침 특조위도 2차 특검요청안을 준비 중이다. 진도 앞바다에 가라앉은 진실을 건져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김현빈 사회부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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