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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 "덕선 남편 될 욕심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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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 "덕선 남편 될 욕심 없었어요"

입력
2016.02.1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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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은 “데뷔 후 처음으로 인터뷰하는 거라 겁을 많이 먹었다”며 “너무 긴장해서 ‘말못병’(말 못하는 병의 줄인 말)에 걸리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류준열은 “데뷔 후 처음으로 인터뷰하는 거라 겁을 많이 먹었다”며 “너무 긴장해서 ‘말못병’(말 못하는 병의 줄인 말)에 걸리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제작진과의 불화설이요? 어휴, 그런 건 아니에요.”

tvN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이 종영한지 한 달이 다 되가는 데도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를 뜻하는 신조어) 팬들은 아쉬움이 크다. 극중 정환(류준열)이가 덕선(혜리)의 남편이 될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는데 결과는 달랐다. 정환 대신 그의 사랑의 경쟁자이자 죽마고우인 최택(박보검)이 덕선의 옆자리를 차지하자, 세간에는 ‘응팔’ 제작진과 류준열의 사이가 나쁜 것 아니냐는 불화설까지 돌았다. 팬들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으면 풍문에까지 귀를 기울였을까.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만난 류준열(30)에게 ‘어남류’의 당사자가 되지 못한 심경을 물었다. 팬들의 진한 아쉬움과 달리 그는 오히려 담담한 말투로 답했다.

“촬영하는 동안 배우들끼리도 덕선의 남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어요. 그런데 (소속)회사를 통해 제작진과의 불화설 등에 대한 여러 루머를 전해 들었죠. 하지만 제가 남편이 되어야 한다는 욕심은 없었어요. 좋은 사람들과 행복한 작품을 했다는 게 더 중요합니다.”

류준열은 “정환이는 아쉬울 듯 하지만 준열이는 아닙니다”고 다시 한 번 말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덕선의 남편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하루하루 즐겁게 촬영했다”고도 했다. 촬영 후반부로 갈수록 ‘응팔’ 대본이 늦게 나오면서 출연 배우들 모두 시청자의 입장에서 다음 이야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대본에서 뜻밖의 이야기가 전개될 때는 출연자들이 모인 모바일 메신저 채팅방에서 “(다음 얘기)봤어? 와, 대박!”이라고 서로 의견을 나눴을 정도였다고.

그래도 시청자로서의 집요한 의문이 들 수밖에. 류준열은 덕선의 남편이 누가 될지 언제 알았을까. 그는 “18화(‘굿바이 첫사랑’편)에서 정환이가 술집에서 혜리에게 고백하는 장면을 찍을 때 ‘내가 남편이 아니겠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며 “덕선이를 마음에서 떠나 보내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케이블 채널 사상 최고시청률인 19%대를 기록한 ‘응팔’이기에 덕선의 남편 찾기는 전국민의 숙제가 됐다. 수수께끼의 중심에 선 류준열에게 대중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고, 그는 당연하게도 ‘응팔’을 통해 스타가 됐다. ‘국민 정환’, ‘어남류’라는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사랑 받았고 연기력도 인정 받았다.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배우 류준열.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배우 류준열.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류준열의 출연작 목록은 단출하다. ‘응팔’로 데뷔한 줄 아는 대중이 많을 정도다. 데뷔 3년째를 맞이한 그는 2014년 영화 ‘소셜포비아’로 데뷔한 뒤 2년여 간 ‘미드나잇 썬’과 ‘동심’ ‘글로리데이’ 등 독립영화에만 출연했다. ‘응팔’은 그에게 인기와 인지도를 동시에 안겨 준 ‘인생작품’이 됐다.

류준열은 “인기가 실감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인터뷰가 이뤄진 호텔을 언급하며 “차를 타고 지나가기만 하던 큰 호텔에서 많은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기는 처음”이라며, 이제는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눈웃음을 지었다. “어머니가 너무 설레셔서 ‘이런 인기는 잠깐이니 너무 설레지 마시고 늘 지내시던 대로 하시라’고 말씀 드리곤 한다”고도 했다. “너무 그렇게 강조했더니 어머니가 서운해 하시더라고요.”

선배들의 조언을 통해 ‘스쳐 지나가는’ 인기에 대처하고 있다. ‘응팔’에서 그의 어머니로 나왔던 배우 라미란도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네가 중심을 잘 잡고 가라”며 그를 보듬었다고.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침착하게 되더라고요. 인기라는 게 잠깐 왔다가 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주목을 받았으면 또 다른 분들에게 (인기는)가는 거니까요. 그런 것에 침착 하게 대응하려고 노력합니다.”

류준열은 또래에 비하면 늦깎이다. 수원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온 뒤 독립영화계에 뛰어들며 배우가 됐다. 서른 즈음이 되어서야 데뷔할 수밖에 없었던 인생 이력이다. 비슷한 나이에 이미 연기 경력을 많이 쌓은 또래들이 적지 않는데도 그는 “늦었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단언했다. 남들보다 느지막하게 데뷔한 점이 극 인기보다는 연기에 집중하게 만든 원동력이 아닐까.

연예인은 인기가 높아질수록 외모에 더 신경 쓰기 마련이다. 그러나 류준열에겐 관심 밖의 대상인 듯했다. 그는 “자연스러운 게 매력이지 않을까요”라며 “잘생겼다고 해주시는 건 정환이를 두고 하시는 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한다고 해서 바뀌는 외모도 아니다”며 웃기도 했다. “오히려 외모에 더 신경을 안 쓰고 있어요. 그럴 시간에 책 한 자를 더 보고, 마음을 곱게 쓰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요.”

tvN ‘응답하라 1988’의 정환을 연기한 류준열. CJ E&M 제공
tvN ‘응답하라 1988’의 정환을 연기한 류준열. CJ E&M 제공

화면 밖 류준열은 외모에 대해 무관심했으나 정작 ‘응팔’ 에선 외모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쓰기도 했다. “진짜 고등학생처럼 보여야 시청자들과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7~8㎏을 찌웠다. 매일 앉아서 공부하는 학생답게 좀 살이 붙어있어야 현실감 있게 보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류준열은 “평소 63㎏이던 몸무게가 70㎏을 넘었을 때는 희열을 느꼈다”고 했다. 워낙 규칙적인 생활을 하다 보니 살이 찌는 타입이 아니라고. 그는 “평소 마른 편이어서 평생 살이 안 찔 줄 알았다”고 말했다.

형의 꿈을 대신해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하고, 우정을 위해 사랑을 양보하는 정환이는 실제 류준열과 얼마나 많이 닮았을까. “집에선 정환이처럼 ‘츤데레’(새침하고 퉁명스러운 모습이라는 뜻의 인터넷 용어)하다가도 ‘응팔’의 선우(고경표)처럼 다정한 면도 있어요. ‘응팔’의 정봉 정환 형제처럼 실제 연년생 여동생과 친구처럼 가깝게 지내요. 그러고 보니까 동생이 택이를 더 좋아하고 보검이 잘생겼다고 얘기한 게 떠오르네요.”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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