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의과 의사 바꿔치기 등 관련… 공정위 약관 개정 나서
총수일가 일감 몰아주기 상시점검… 1분기 중 결과 발표
게티이미지뱅크

앞으로 수술을 집도하기로 했던 의사가 중간에 병원 측 사정 때문에 다른 의사로 바뀌면, 꼭 환자나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성형외과 등에서 종종 발생하는 ‘의사 바꿔치기’ 관행을 없애기 위한 조치다. 그리고 재벌 총수 일가의 일감몰아주기를 단속하기 위해 대기업 내부거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상시 점검이 이뤄진다.

공정위는 31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6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공정위는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제한하는 불공정행위를 시정하기 위해 불공정한 약관을 시정하고 표준약관을 제ㆍ개정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우선 병원 수술동의서 관련 약관을 고쳐 동의서에 수술 참여 의사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명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그리고 환자가 동의서에 서명한 의사가 아닌 다른 의사가 부득이하게 수술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환자(또는 보호자)의 동의절차를 의무화하도록 약관을 고치기로 했다. 수술동의서 표준약관이 시행되면, 의사 변경으로 인한 피해 발생시 환자가 이를 근거로 병원 측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사례는 성형외과 등에서 자주 발생했는데, 환자가 광고 등을 보고 유명 성형외과를 찾아가면 병원 측에서 “원장이 직접 수술을 한다“고 한 뒤 환자가 마취된 사이 의사를 바꿔치기 하는 속칭 ‘유령수술’이 논란이 됐다. 앞서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2014년 4월 G성형외과 원장 등 10여명에 대해 유령수술 책임을 물어 징계하고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아파트 분양 시 선택사양(옵션) 관련 약관도 바뀐다. 일부 시행사에서 아파트 옵션 계약은 해제할 수 없도록 하는 경우가 있는데, 옵션 계약을 했더라도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을 소비자에게 보장해 주겠다는 것이다. 물론 계약 해제 시점에 따라 위약금 등은 부과될 수 있다. 공정위는 항공사, 카드회사, 통신회사 등이 마일리지·포인트와 관련해 거래 조건을 속이거나 적립된 마일리지 사용을 제한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점검하기로 했으며, 항공권 예약 시 취소 시기와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수수료를 부과하는 약관도 개정하도록 했다.

한편 경제민주화와 관련, 공정위는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를 뿌리뽑기 위해 대기업 내부거래 실태를 상시점검하고 위반 혐의가 있는 기업을 직권조사해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한진 현대 하이트진로 한화 CJ 등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를 진행 중인 공정위는 1분기 중 일감 몰아주기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또한 재벌총수에게 해외계열사 현황 공시를 의무화하도록 규정을 고치기로 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소유지분 공시 및 정보공개 대상이 국내 계열사로 한정돼 있어, 롯데그룹과 같이 외국 계열사가 국내 회사를 지배하는 경우에는 대기업 소유구조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는 한계가 지적된 바 있다.

세종=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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