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이름은 '국민의 당'으로 결정

안철수 의원이 8일 마포구 신당 당사에서 열린 창당준비점검회의에서 참석자들과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유성엽 의원, 문병호 의원, 황주홍 의원, 김한길 의원,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 안철수 의원, 김동철 의원. 고영권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안철수 의원이 성급한 인재 영입으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국방과 검찰 개혁 등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8일 전직 고위 공무원들을 영입했지만, 뒤늦게 그들의 비리 전력이 확인되면서 영입을 취소하는 소동을 벌인 것이다. 어설픈 인재 영입으로 인해, 이날 이뤄진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영입과 ‘국민의당’이라는 신당명 발표 의미도 자연스럽게 퇴색됐다.

한상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30분에 기자회견을 열고 김동신(75·광주) 전 국방장관, 허신행(74·전남 순천) 전 농수산부 장관, 한승철(53·광주) 전 대검 감찰부장, 이승호 전 육군본부 작전처장(56·전북 군산), 안재경 전 경찰대학장(58·전남 장흥) 등 5명의 영입을 발표했다. 호남 출신 인사들을 신당의 전면에 포진시켜 호남 민심을 배려하면서 동시에 국가안보와 사회안전 영역에서 전문성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추진된 영입이었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영입 발표 세 시간 뒤인 이날 오후 6시20분에 김 전 장관과 허 전 장관, 한 전 부장이 각각 과거에 비리 사건에 연루됐다는 점을 고백하며 입당을 전격 취소했다. 김 전 장관은 2004년 2월 뇌물공여 혐의로 고발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허 전 장관 역시 2003년 업무 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기 때문이다. 한 전 부장의 경우 ‘스폰서 검사’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전력이 있었다.

이들의 전과가 특히 문제가 된 것은 안 의원이 탈당 전후로 강조해온 인재 영입 기준에 정면으로 배치됐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안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부패 혐의로 기소된 인사에 대한 당원권 정지, 공천 배제 등 무관용 원칙을 제시했고, 신당에서도 이 같은 원칙을 적용한다고 강조해왔다. 특히 그는 이날 오전 열린 창당준비점검회의에서도 “인재 영입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되 부정부패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이에 대해 “먼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창당 준비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의욕이 앞서다 보니 오류와 실수가 있었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이어 “창준위 발족 후에는 보다 체계적인 검증 시스템을 갖춰서 이런 오류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바탕 소동으로, 안 의원이 이른바 ‘십고초려(十顧草廬)’를 해 모셔왔다는 윤 전 장관 영입과 당명 발표 의미도 묻혔다. 안철수 신당은 이날 윤 전 장관과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를 공동 창준위원장으로 공식 인선하고 동시에 당명을 ‘국민의당’으로 확정 발표하는 방식으로 세 과시에 나설 계획이었다. 순조로운 창당 분위기를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10일 열릴 발기인대회까지 성공적으로 마친다는 복안이었지만, 인재 영입 실패라는 자충수로 오히려 당에 찬물을 끼얹은 효과만 확인한 셈이다.

코너에 몰린 안 의원은 지역 민심 탐방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계획이다. 안 의원의 핵심 측근은 “내주 초 광주와 경남 봉하마을, 전남 순천 등을 돌며 인재 영입 실패의 씁쓸함을 딛고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 낼 생각”이라며 “안 의원이 한 번의 실수에서 교훈을 얻고 한층 더 성숙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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