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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법 스님 “고비 아닌 순간 없었지만 희망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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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법 스님 “고비 아닌 순간 없었지만 희망 확인”

입력
2015.12.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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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이 5일 서울 광화문에서 '평화의 꽃길 기도회'에 참석해 평화로운 집회 문화를 호소하며 묵념에 빠져있다.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대한불교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이 5일 서울 광화문에서 '평화의 꽃길 기도회'에 참석해 평화로운 집회 문화를 호소하며 묵념에 빠져있다.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어느 한 순간 진통 없던 순간도 없었고, 고비가 아닌 순간도 없었죠. 그런 과정을 거치며 우리 사회가 성숙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조계사 은신 이후 경찰과 민주노총의 첨예한 갈등 사안을 중재해 온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은 10일 “고비는 있었지만 많은 대화의 과정 속에 서로의 입장이 넓고, 다양하고, 유연해지는 모습을 보며 희망을 느꼈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날 본보와 전화통화에서 “이쪽 저쪽을 만나 대화하고 설득하는 과정에서 서로 간에 쌓인 불신의 벽을 허무는 것의 어려움을 거듭 확인했다”며 “제 자신의 내실과 역량이 많이 부족하다는 점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한 위원장은 청년들에게, 노동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한국사회의 길을 열어보고자 하는 바람을 지속적으로 표현했고 그 심정은 이해한다”며 “종단이 그 길을 열어 줄 수 있는 형편과 실력이 되지 않은 점이 모든 문제를 어렵게 했다”고 거듭 몸을 낮췄다. 민노총 측은 화쟁위에 ‘노동법 개정안 처리 과정의 중재’등을 요청했지만 그간 근본적으로 불교계의 노력으로 해결 불가능한 사안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자진 출두를 설득하는 과정에서는 한 위원장 측이 추후 사태에 상당한 불안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도법 스님은 “야당은 노동법 개정안 저지를 이미 당론화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입장을 전해왔고, 민노총 측은 야당의 이 입장에 대한 불신이 깊은 상태였는데, 입장 차를 넘어설 수 있는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많은 대화 과정 속에서 한 위원장 측이 자진 출두 한 이후에도 또 다른 길, 더 나은 길이 있을 수 있음을 수용하고 유연하게 생각해줬다”고 덧붙였다.

5일 진행된 민중총궐기가 평화롭게 진행된 점에 대해서는 뿌듯함을 드러냈다. 도법 스님은 “화쟁위가 호소한 평화집회 부분에 있어서 만큼은 주최 측도, 경찰 측도 평화의 결의와 선언을 해줬고 시민사회도 지혜와 마음을 모아준 덕에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감격했다. 그는 9일 일촉즉발의 상황에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경찰의 영장 집행의 만류를 호소한 것도 “이 평화집회의 가치를 잘 살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불교계에 탄탄하게 형성되고, 지혜와 마음이 모인 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사회에서 의미 있는 길을 열어보고자 하는 노력과 모색들이 지극히 있었고, 이 노력들이 평화로운 삶을 열고자 하는 국민 대중의 바람과 만나 다행이었다”면서 “앞으로도 희망의 노동의 길을 열어가고 평화의 가치를 살려낼 수 있도록 바람들이 모아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화쟁위는 11일 오전 사태를 돌아보는 기자간담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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