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가 화폐단위 별로 쌓여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핀란드 정부가 모든 성인 국민들에게 매달 800유로(약 101만4,000원)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에게 기본소득을 제공해 늘어나는 소비를 경제활성화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산이다.

7일 영국 텔레그레프에 따르면 핀란드 정부는 사회 보장정책의 일환으로 모든 성인 국민들에게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매달 100만원 가량을 기본소득으로 지원하는 대신 실업수당 등 다른 복지혜택은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핀란드 정부는 실업자 등 모든 국민들에게 기본소득을 제공할 경우 근로의욕 고취와 소비진작 등의 효과로 경기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핀란드는 실업률이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경제가 침체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핀란드 평균 실업률은 9.53% 수준으로 청년 실업률은 22.7%까지 치솟았다.

핀란드 정부는 현재 실업률이 높은 이유로 실업자에게 주어지는 복지급여를 포기하지 않으려고, 저임금 임시직 취업을 꺼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모든 국민에게 기본소득이 보장되면, 이런 일자리를 맡아도 소득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실업률이 감소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핀란드 사회보장국(KELA)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핀란드 국민의 약 69%가 이번 정책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ELA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법안을 내년 11월쯤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정책실행을 위한 복지재원 마련이다. 핀란드 성인 인구 약 490만 명에 매달 800유로씩 지급하면 총 지급액은 연간 약 467억유로(약 59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사 휘셀레 KELA 국장은 “다른 복지혜택을 삭제하고 실업률 감소 등이 이어지면 정부의 복지비용은 오히려 수백만 유로가 절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달 100만원씩 기본 소득을 보장해줄 경우 오히려 노동자의 근로 의욕을 꺾어 실업률을 높일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이에 대해 정책 지지자들은 1970년대 캐나다 남부 도핀 지역에서 기본소득 보장제를 실시한 결과 사회적, 경제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고 반박한다.

핀란드와 마찬가지로 스위스와 네덜란드 등도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스위스는 모든 성인 국민에게 매달 280만원 가량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제 법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내년에 진행할 예정인데 최근 온라인 여론조사에서는 찬성률이 49%로 나타났다. 위트레흐트를 비롯한 네덜란드 일부 도시도 조만간 제한적인 기본소득 제도를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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