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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국장’ 때보다 단출했던 YS 영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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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국장’ 때보다 단출했던 YS 영결식

입력
2015.11.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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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영결식은 노제나 추모행사 없이 단출하게 진행됐다. 추모제에만 2만 여명의 시민들이 운집했던 2009년 8월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영결식과는 크게 달랐다.

26일 국회에서 진행된 YS영결식에는 대략 7,00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됐다. DJ 국장 당시에는 영결식에 2만여명이 운집했다. 특히 영결식 이후 서울광장에서 2만 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추모 문화제가 열렸다. 문화제에서는 노벨평화상 수상 연설 등 고인의 모습과 육성을 담은 영상물이 상영됐고, 각국 정상들의 조전이 발표됐다.

당시 문화제에서 남편의 운구 행렬과 함께 서울광장에 도착한 부인 이희호 여사는 참가자들을 향해 “넘치는 사랑을 베풀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고 인사했다. 이 여사는 “제 남편은 일생을 통하여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피나는 고통을 겪었고, 권력의 회유와 압박이 있었으나 한 번도 굴하지 않았다”며 “화해와 용서의 정신이 남편이 남긴 유지”라고 말했다.

2009년 8월 23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제에서 시민들이 추모의 의미로 날린 노란 풍선이 국가 인권워원회 빌딩 위를 날아가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9년 8월 23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제에서 시민들이 추모의 의미로 날린 노란 풍선이 국가 인권워원회 빌딩 위를 날아가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문화제에서는 마지막으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합창됐고, 5.18광주민주화운동을 기리는 의미로 전남 함평의 나비 518마리가 방생됐다. 참석자들은 운구 차량이 국립서울현충원을 향해 광장을 떠날 때 노란색 풍선을 일제히 하늘로 날려보내는 등 대대적인 추모 열기가 느껴졌다.

하지만 YS의 장례를 주관했던 장례위원회 측은 국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검소하게 치르고 싶다는 유족의 뜻을 반영해 영결식 외 추모제나 노제 등 별도 행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상도동계 한 인사는 “장례위원회나 행사 규모를 DJ때보다 작게 운영하는 게 좋겠다는 게 주변 인사들의 공동된 뜻”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YS의 장례위원회 규모(2,222명)도 DJ 때(2,375명)보다 작았다. DJ의 장례는 박정희 전 대통령 이후 처음 국장으로 치러진 반면 YS의 장례는 국장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의 국민장을 통합한 형태인 ‘국가장’으로 치른 것도 행사 규모가 크지 않은 이유가 됐다.

영결식 전후 DJ와 YS의 운구 행렬이 이동한 경로도 달랐다. DJ 장례위원회는 당시 빈소를 고인이 서거한 신촌세브란스 병원 대신 영결식이 열렸던 국회에 마련했고, 운구 행렬은 영결식 뒤 국회 앞 민주당사와 동교동 사저, 서울광장을 거친 뒤 동작동 현충원으로 향했다. 반면 YS의 빈소는 서거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이었기 때문에 운구 행렬은 발인 후 광화문, 서울광장 등을 거쳐 영결식이 열린 국회로 향했고, 영결식 뒤 상도동 사저를 들른 후 곧바로 현충원으로 갔다.

DJ 영결식 당시와 YS 영결식의 정치적 지형도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DJ 영결식 때는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나서 당 차원의 영결식을 준비했다. 당시 운구행렬은 국회 앞 민주당사를 들렀고 서울광장 추모문화제도 민주당이 적극 주도했다. 반면 이번에는 새누리당이 적극 나서지 않았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회 분향소에 단체 조문을 하거나 개별적으로 장례식장을 찾았을 뿐 당 차원의 영결식 참여나 준비는 눈에 띄지 않았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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