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혈세 투입 효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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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가뭄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정부와 새누리당이 해결책으로 ‘4대강 보(洑) 활용’을 들고나오자 야당과 환경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정은 가뭄 지역과 4대강 보를 잇는 송수관로를 연결해 물을 공급하면 해갈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막대한 예산만 들어갈 뿐 4대강에 이어 고비용ㆍ저효율 사업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비판한다. 가뭄 해법으로 적절한지 그 타당성 논쟁은 또다시 4대강 논란으로까지 비화되는 모습이다.

42년만의 최악의 가뭄

올해 전국 누적 강수량은 760㎜. 예년 평균의 62% 수준이다. 전국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도 43.6%로 1973년 이후 42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충남에서는 식수마저 걱정할 지경이 되면서 8개 시군에서는 제한 급수를 시행 중이다.

더 큰 문제는 이것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상만 공주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가뭄은 올 가을보다 내년 4~6월까지가 더 큰 문제이고 이런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대비책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바로 4대강 보의 활용이다. 우선 충남 서북부 지역의 식수원인 보령댐을 16개 보 가운데 하나인 금강 백제보까지 잇는 21㎞의 도수 관로를 연결하는 사업은 이미 확정돼 이달 말 착공하기로 했다. 긴급사업이란 점을 감안해 예비 타당성 검사도 거치지 않고 진행되고 있는 것인데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만 625억원에 이른다.

보령댐 도수로 사례를 나머지 4대강 보와 댐에도 적용시키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 농림축산식품부 등은 관련 용역과 타당성 검토를 진행 중인데 결과는 내년 하반기에 나올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 중단돼 있는 4대강의 지류 지천 사업도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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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군 군북면 대청호 상류 바닥이 17일 오후 극심한 가뭄으로 말라 거북 등처럼 갈라져 있다. 옥천=연합뉴스

가뭄 해법 둘러싼 쟁점들

정부가 4대강 활용 방안을 가뭄 해갈의 ‘제 1방안’으로 들고 나오면서 우선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1조원이 넘는 예산 투입 문제다. 4대강 사업에 지금껏 22조원을 들인데다 수자원공사가 이 사업으로 떠안은 빚과 이자를 갚는데 2036년까지 매년 3,000억원의 재정을 지원하기로 한 상황에서 또 막대한 혈세를 투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하지만 정부는 4대강 사업과 송수관로 사업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고 반박한다.

또 다른 쟁점은 과연 그렇게 많은 돈을 쏟아 부어 보와 가뭄지역을 잇는 송수관로를 연결한다고 한들, 실제로 해갈 효과가 있겠느냐 여부다. 정부는 “4대강 16개 보에 저류된 물의 양이 현재 7억2,000만톤 정도 되는데 이를 활용하면 가뭄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김상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측은 “애초 4대강 사업도 2008년 전국적인 가뭄 이후 시작된 것인데 제대로 타당성 검사를 거치지 않아 실패하지 않았느냐”며 “게다가 봄과 여름에 4대강 보 부근은 녹조로 뒤덮이는데 이런 물을 끌어다가 식수와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도 없다”고 반박했다.

보가 ‘비상 수원’이 돼버리면 보 등 시설물들이 본래 맡은 역할을 도리어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를 활용해 4대강 물을 끌어다 쓰면 보의 수위가 낮아지고, 인근에 있는 양수ㆍ취수 시설, 어류가 이동하기 쉽게 설치한 어도 등 시설물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윤병만 명지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4대강 보를 활용해도 혜택을 보는 지역은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 비용 대비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충분한 검토 후에 시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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