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강원ㆍ충청 지역 등 중부 지방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8일부터는 충남 서북부 8개 시ㆍ군 지역에 제한급수가 시작됐다. 이 지역 주민 48만 명은 격일제 단수 등의 조치로 급수량의 20%가 줄어 식수 확보, 공공시설 이용 등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계속된 가뭄에 따른 농산물 생육 저하와 생산량 감소로 농가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중부 지방의 가뭄은 기상이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동태평양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 현상이 올해는 더 심해져 지난 여름에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은 게 직접적 원인이다. 우리나라는 연간 강수의 70% 가량이 여름에 내리는데 올해는 평년의 절반 정도 밖에 오지 않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전국 누적 강수량은 평년(30년 평균치)의 62% 수준이다. 서울ㆍ경기는 42%, 강원ㆍ충북은 52%, 충남은 49%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대청댐(36.9%) 소양댐(44.6%) 충주댐(41.7%) 등 주요 댐 저수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제한급수 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보령댐은 저수율이 22.3%에 불과하다. 기상청은 가뭄이 내년 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한급수 지역이 확대되고 공단용수 부족으로 산업활동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내년 봄 농사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제는 정부가 3월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에서 밝힌 대로 가뭄이 빈번해지고 그 정도도 갈수록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가뭄 극복과 만성적 물 부족 해소를 위한 중장기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장기적 관점에서 수자원의 관리 및 효율적 배분을 위한 일관성 있는 정책 수립 및 시행을 위해 여러 부처로 나뉜 물 관리 기능의 통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총리실에 관련 부처가 참여하는 ‘물 관리 협의회’가 설치됐지만 협의회 체제로는 책임 있는 대책 수립과 시행을 기대하기 어렵다. 자연생태계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필요한 만큼의 수자원을 개발한다는 대원칙 아래 소규모 댐이나 저수지 건설 등의 타당성도 검토할 때가 됐다. 4대강 사업 논란과는 별도로 그 결과로서 16개 보(洑)로 확보한 수자원의 효율적 이용 방안도 확립해야 한다.

당장의 가뭄 피해와 관련, 정부는 어제 ‘물 관리 협의회’ 1차 회의를 열어 중부지역 가뭄 대책을 논의했다. 아직은 지하수 활용과 절수운동 등이 주된 방안이지만,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비상계획의 마련을 서둘러야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국민도 고통을 분담할 각오를 미리 해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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