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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장소마저 비공개… '깜깜이 007 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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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장소마저 비공개… '깜깜이 007 주총'

입력
2015.08.1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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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자들 입단속… 일절 대답 안해

신동주 "친족 갈등에 불안 유발 사죄"

17일 오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태운 차량이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일본 도쿄 제국호텔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태운 차량이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일본 도쿄 제국호텔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결정적 고비였던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는 신동빈 회장 측이 치밀하게 짜놓은 작전에 따라 승부가 싱겁게 갈렸다. 17일 일본 도쿄에서 철통보안 속에 열린 임시주주총회는 언론을 따돌리며 마치 007작전처럼 일사천리로 강행됐다.

롯데홀딩스와 롯데그룹 측은 이미 보름 전부터 주주총회가 열려도 시간과 장소는 비공개라고 못박아뒀다. 이날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도쿄 신주쿠(新宿)구 일본롯데 본사 앞에는 한국과 일본 취재진이 대거 몰려들었다. 롯데 측이 “언론 때문에 주주 의견이 영향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한국ㆍ일본 취재진 모두에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며 장소를 함구해 양국 언론과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롯데 주주 사이에 숨바꼭질이 벌어졌다.

롯데홀딩스 본사에는 평상시와 달리 정문 셔터를 내린 채 작은 출입문 하나만 열어놓아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경비원은 신분 확인을 통해 직원들만 간간히 드나들어 겉모습은 빈 건물에 취재진만 진을 치는 풍경이 연출됐다. 전직원에게 함구령이 내려진 듯 관계자들은 간단한 질문조차 일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뒤늦게 주총 장소가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데이코쿠(帝國) 호텔이란 소식이 나오면서 일본 취재진 수십명이 호텔로 이동했다

주주총회는 오전 9시30분에 시작해 15분만에 끝났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신동빈 회장은 호텔 귀빈출입구로 퇴장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수행원과 함께 빠른 걸음으로 검은색 렉서스 승용차에 올라타 현장을 빠져나갔다.

NHK에 따르면 경영권 뒤집기에 실패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주총장을 빠져나가면서 “친족간의 갈등으로 여러분에게 많은 불안을 안겨드린 데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힌 뒤 “앞으로도 동료인 사원과 거래처 여러분과 함께 걸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주총에서 사외이사 선임 및 규범경영 강화 등 동생인 신동빈 회장이 주도해 상정한 안건에 찬성했는지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롯데 측은 주총이 끝나자마자 ‘신동빈 회장’ 승리를 알리는 내용의 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롯데홀딩스는 주총 결의문 끝부분에 “주주총회는 신동빈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현재의 경영진이 안정적인 경영체제를 확립하고 법과 원칙에 의거하는 경영을 향상시키는 것을 희망했다”고 밝혔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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