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 독립운동家 70년] (상) 푸대접에 우는 후손들

월소득 100만원 미만, 본인은 23% 손자녀는 38%

교육 수준도 대물림 현상, 10명 중 6명 넘게 고졸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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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유공자 가족의 가난이 대물림 된다’는 그간의 속설이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오히려 후대로 갈수록 경제적 어려움은 더욱 심각해져 4대까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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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가 독립유공자 본인 및 배우자, 후손 1,115명으로부터 받은 설문을 세대별로 교차 분석한 결과 독립유공자 본인보다 후손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더 심각했다. 먼저 개인별 월소득을 보면 100만원 미만 구간에 독립유공자 1세대는 23.0%의 비율을 보였다. 반면 자녀(25.3%) 손자녀(37.9%)로 내려 갈수록 비율이 높아졌다. 1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 구간도 마찬가지였다. 1세대의 경우 비율이 15.4%에 불과했으나, 2대인 자녀(46.7%)와 3대인 손자녀(41.3%), 4대인 증손자녀(37.7%)는 훨씬 많았다.

반면 소득이 올라갈수록 상황은 반대 양상을 보였다. 20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 구간을 보면 1세대는 30.8%였으나, 자녀(13.4%)와 손자녀(13.6%), 증손자녀(18.9%)는 이를 훨씬 밑돌았다. 300만원 이상 구간에서도 1세대는 19.2% 비율을 보였으나, 자녀(9.2%)와 손자녀(4.9%), 증손자녀(13.2%)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 주관적 계층 인식이 후대로 갈수록 더 좋지 않은 것도 이런 맥락과 일치한다. 자신이 하층(73.7%)이라고 답한 응답한 1세대는 30.8%에 불과했지만, 자녀(72.1%)나 손자녀(78.6%), 증손자녀(77.4%)는 평균을 웃돌거나 비슷한 수준이었다. 1세대들은 중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53.8%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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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전체 재산의 경우 독립유공자 본인과 후손들 간 열악한 상황에 별 차이가 없었다. 1억원 미만 구간을 보면 1세대가 50.0%였고, 자녀(46.1%)와 손자녀(51.2%), 증손자녀(49.0%)도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1억원 이상 2억원 미만 구간에서도 1세대(19.2%)와 자녀(20.7%), 손자녀(21.4%)간 차이도 크지 않았다.

가난의 고리가 이어지다 보니 교육 수준도 1세대와 후손간에 차이가 드러나지 않았다. 고졸 이하(66.0%)를 보면 1세대는 61.6%였으나, 자녀(61.1%)와 손자녀(69.9%), 증손자녀(64.1%)는 거의 유사한 수준이었다. 반대로 자녀보다 손자녀나 증손자녀의 교육 수준이 더 떨어지는 이상현상도 나타났다. 초졸(22.8%)만 놓고 보면 자녀(19.4%)보다 손자녀(25.0%)와 증손자녀(24.5%) 비율이 높았다. 중졸(12.8%) 역시 자녀(10.7%)에 비해 손자녀(14.3%)와 증손자녀(15.1%) 비율이 높았다.

직업별 분포를 보면 고령으로 인해 은퇴나 무직(66.8%)이 많았다. 이를 제외하면 손자녀나 증손자녀들은 화이트칼라(사무직ㆍ관리직ㆍ전문직)보다 1차 산업(농업ㆍ어업ㆍ임업) 종사 비율이 높았다. 손자녀의 경우 1차 산업 종사 비율이 12.8%인 반면, 화이트칼라 비율은 4.9%에 그쳤다. 증손자녀 역시 화이트칼라(9.4%)보다 1차 산업(13.2%) 종사자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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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을 나흘 앞둔 11일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애국지사 안원규 선생의 묘소를 찾은 외국 거주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묵념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이 같은 조사결과는 당대의 독립운동가들이 가족과 후손을 챙기지 못했고, 그 여파에서 2대는 물론 3대, 4대까지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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