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속 광윤사·L 투자회사 등 해외 계열사 자료 제출 요구

당정, 오늘 순환출자 해소 논의

총수 일가의 경영권 다툼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롯데그룹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소유구조를 공개하라”며 칼을 빼 들었다. 정치권도 롯데 사태로 민낯을 드러낸 재벌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책 마련에 나섰다. 경영권 분쟁으로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롯데그룹을 향한 당정의 전방위적 압박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정위는 롯데그룹에 해외계열사 소유구조에 대한 관련 자료 일체를 제출할 것을 지난 달 31일 요구했다고 5일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해외법인은 공정거래법상 규제 대상이 아니지만 롯데 일가의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동일인(신격호 총괄회장)이 해외 계열사를 통해 국내 계열사를 지배하는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공정위 요구 자료는 ▦전체 해외 계열사의 주주 및 임원 현황 ▦전체 해외 계열사의 주식보유 현황 등으로 롯데측은 오는 20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정확한 소유구조가 드러날 지 주목된다.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그룹의 국내 계열사 중 하나이지만 일본에 소재지를 둔 L투자회사(72.65%) 광윤사(5.45%) 등 주요 주주의 실체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아울러 정부와 새누리당은 6일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주재로 당정협의를 열고 롯데그룹 등 재벌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대책을 논의한다. 당정협의에서는 현행법상 별도의 금지 규정이 없어 롯데그룹의 경우 416개나 얽히고 설킨 채 방치돼 있는 기존 순환출자 고리 해소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당정은 또 롯데를 비롯한 대기업 유통 계열사들의 문제로 지목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골목상권 침해 등에 대한 제도적 규제 방향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영권 다툼이 국민들의 반(反)롯데 정서로 이어지면서 이날 롯데쇼핑(-6.91%) 현대정보기술(-5.39%) 롯데푸드(-2.87%) 등 롯데그룹 계열사 주가는 일제히 급락했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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