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 모아보기]

너의 아침은 이제 두 개의 머리가 마주보는 것

너의 아침은 이제 다른 이의 숨소리와 시작되는 것

너의 아침은 이제 열리고

너의 아침은 이제 차오르고

너의 아침은 이제 두 사람의 온기로 따뜻해진 침대에 “잠깐만 더” 말하며 몸을 묻는 것

너는 안다

뜨거운 백사장에 어지럽게 흩어진 발자국들이

어떤 식으로 지난밤의 기쁨과 슬픔을 그려내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들이

어떤 식으로 다시 아침의 빛과 어울리게 되는지

너의 아침은 이제 슬픔을 모르고

너의 아침은 이제 사랑하는 것만을 사랑하는 것

너의 아침은 이제 창을 통해 내려오는 빛의 무늬가 잠든 이의 얼굴에

어른거리는 것을 내려다보는 것

그 얼굴에서 너의 가장 큰 기쁨을 발견하는 것

너에게는 아침이 있다

그것은 이제 너의 아침으로부터

두 사람의 아침으로 천천히 이동하는 것

너에게는 아침이 있고

그것은 앞을 향해 움직인다

너는 안다

너의 내일을, 천천히 새로워지는 너의 아침을,

모든 것

둘과 하나, 그 모든 것을

황인찬

시인이 친구의 결혼 축시(祝詩)를 썼나 봐요. 아니면 시인이 행복한 사랑에 빠졌을지도. 연인에게, 아니 자신에게 속삭이는군요. “너의 아침은 이제 다른 이의 숨소리와 시작되는 것”. 하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죠. 당신은 사랑했던 이에게 이 시를 읽어주는 상상을 하며 혼자 말합니다. ‘그리고 말이야, 너는 알고 있니? 어떤 비밀스럽고 뜨겁고 서글픈 기도로 가득한 내 마음을. 그런 아침을 네게 줄 사람을 꼭 만나기를.’ 그렇게 말하는 당신에게도 시인이 노래하는 아침이 문득, 다가오기를 기도해요.

진은영 시인ㆍ한국상담대학원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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