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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역류도 재연… 실전처럼 소방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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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역류도 재연… 실전처럼 소방훈련

입력
2015.05.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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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크기… 통제실 등 첨단시설

소방관들에 대형사고 대처법 교육

경기도재난안전본부가 경기 용인시 처인구 소방학교 내 1만5,000여㎡ 부지에 145억여 원을 들여 종합훈련장을 준공했다. 훈련장에는 불이 난 밀폐된 공간에 다량의 산소가 갑자기 공급되었을 때 발생하는 불길 역류현상(백드래프트)을 재연하는 컨테이너 등이 설치됐다.
경기도재난안전본부가 경기 용인시 처인구 소방학교 내 1만5,000여㎡ 부지에 145억여 원을 들여 종합훈련장을 준공했다. 훈련장에는 불이 난 밀폐된 공간에 다량의 산소가 갑자기 공급되었을 때 발생하는 불길 역류현상(백드래프트)을 재연하는 컨테이너 등이 설치됐다.

12일 오전 찾아간 경기 용인의 경기도소방학교엔 새로운 구조물이 눈에 띄었다. 소방학교 정문을 지나 진입로를 따라 30여m를 올라가 우측에서 만난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 3동 등이다. 건물 주변에는 컨테이너 박스와 탱크로리 유조차, 산업용 플랜트 시설 모형, 승용차, 1톤 트럭 등도 보였다. 불길이 치솟다 조금 전 진화된 듯 차량 외관 등에는 시커먼 그을음과 연소자국이 선명했다.

컨테이너 옆에선 미국의 소방훈련시설 제작업체인 키드 파이어 트레이너스(Kidde Fire Trainers) 관계자가 시설 점검에 한창이었다. 이 관계자는 “불이 난 밀폐된 공간에 다량의 산소가 갑자기 공급되었을 때 발생하는 불길 역류현상(백드래프트; Backdraft)을 재연하는 컨테이너인데, 다음달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시공 상태를 꼼꼼히 살피는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재난안전본부가 소방학교 내 1만5,000여㎡ 부지에 145억여 원을 들여 만든 종합훈련장이 첫 공개됐다. 주택, 아파트, 공장, 위험물 저장소 등 다양한 상황 속에서 소방전술을 연구하고 훈련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실전훈련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제대로 된 훈련장이 없어 이천 냉동창고 화재와 의정부 아파트 화재 등 대형 재난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대응 노하우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던 소방관들의 염원이 이뤄진 것이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호주의 소방트레이너 션 라펠이 이 훈련장을 두고 “미국 텍사스소방학교(69만6,000㎡) 등의 시설에 견줘 규모는 작지만,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에 이어 다음가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극찬했을 정도”라는 게 재난본부의 전언이다. 션 라펠은 지난달 이곳을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훈련시나리오에 대해 조언했다.

13일 도 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1년 6월 착공해 4년여 만인 지난달 완공된 소방학교 내 훈련장은 크게 농연(짙은 연기)과 일반화재, 공장화재(297㎡), 멀티스토리, 위험물화재 훈련장 등으로 구성됐다. 화재 초기 천장 부근에 모인 가연성 가스가 일시에 폭발해 방 전체에 불꽃이 도는 플래시오버(Flashover)와 백드래프트 현상을 그대로 재연할 수 있는 곳도 있다.

백드래프트 컨테이너와 공장화재훈련장 사이를 지나 중앙통제실이 있는 3층짜리 농연훈련장으로 올라가니 축구장만한 넓이의 훈련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3층 통제실에는 소방관 훈련을 지휘할 수 있도록 컴퓨터와 폐쇄회로(CC)TV 모니터, 장비 작동버튼 등이 설치돼 있었다. 이곳에서는 각 시설에서 이뤄지는 유형별 훈련을 제어하고 안전사고 등에 대비한다. 통제실 아래 2층에는 연기 속에서 미로를 빠져 나오는 폐쇄공간 탈출훈련장과 소방관 개인별 호흡량을 측정해 제공하는 전문장비도 있었다.

재난본부는 다음달 4일쯤에는 실제 훈련모습도 외부에 선보이기로 했다. 훈련장에서는 앞으로 전문교관 10여명이 신임 소방관 등을 교육하게 된다. 재난본부는 훈련 때 가상 불길을 만드는 연료(LPG)가 회당 50만~100만원어치가 소모된다며 예산과 인력을 뒷받침해 가동이 중단되는 일도 없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옥내종합훈련장과 붕괴사고훈련장 등도 추가 건립해 국제적 위상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재난본부 관계자는 “시나리오만 만들면 소방관들이 다양하게 재난대응훈련을 할 수 있는 곳”이라며 “국민과 소방관의 안전을 지키는 으뜸 시설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ㆍ사진 유명식기자 gij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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