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경의 반려동물이야기]

요즘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 사이에 관심사 중 하나가 반려견의 몸 속에 칩을 삽입하는 것일 겁니다. 정부가 반려견 내장형 칩을 심도록 의무화하자 칩의 안전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정부가 결국 내장형 칩 일원화를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한발 물러섰는데요.

그 동안에는 칩을 내장하거나, 외장형 칩을 달거나, 이름표를 달아주는 것 가운데 선택할 수 있었는데 유기동물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칩을 내장하는 것으로 의무화하기로 한 겁니다. 기자는 반려견인 꿀꿀이(시츄·12살)에게 삽입 대신 외장형 칩을 달아줬습니다. 가족같이 여기는 반려견이기 때문에 안전성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정부뿐 아니라 동물단체들은 결국에는 칩을 몸 속에 심도록 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동물단체들에 따르면 해외 연구에서 내장형 칩으로 등록한 동물들이 유실되었을 때 가족에게 반환되는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합니다. 목걸이나 외장형 칩은 유기견이 돌아다니다 분실할 수도 있고 훼손될 수도 있지만 내장형 칩은 그럴 염려가 없기 때문이지요. 또 부작용 발생 확률도 낮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과 호주의 일부 지역,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은 내장형 칩 등록을 의무화하는 추세입니다.

반려견에 내장형 칩을 의무적으로 심도록 한 동물등록제 실시를 두고 논란이 거세다. 사진은 유기동물보호소에 입소한 시츄. 한국일보 자료사진

물론 선진국에서 시행한다고 해서 모두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잃어버렸을 때 찾기를 원한다”면 내장형 칩이 낫다는 것에는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반려견 생산업자들에게도 내장형 칩을 의무화 한다면 지금처럼 쉽게 사고 버려지는 상황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반면 설득과정이나 유예기간을 좀 더 둬야 한다거나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논란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내장형 칩 일원화 논란에서 예외가 있습니다. 내장형 칩 의무화는 바로 ‘반려목적으로 기르는 개’에 한해서라는 겁니다. 예컨대 정부가 마당에 묶어 놓은 개를 보고 내장형 칩을 넣지 않았다고 해서 벌금을 물리려는데 개 주인이 식용이라고 답하면 처벌할 길이 없어지는 것이죠. 또 유기견 만큼이나 길을 잃어버리는 고양이들도 많은데 아직 고양이에 대해서는 동물등록에 대한 논의도 부족한 것 같습니다.

반려견 내장형 칩 일원화 정책은 ▦유기동물 감소 ▦동물복지 축산의 확대 ▦불필요한 동물실험의 감축의 내용을 담은 ‘동물복지 5개년 종합계획’의 세부정책 가운데 일환입니다. 개농장의 개, 고양이들이라고 해서 동물복지 정책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것은 아닐 겁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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