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경의 반려동물이야기]

인도코끼리 보호소 가보니…

인도 아그라 내 코끼리 보호소인 ‘와일드라이프 SOS 코끼리 보호소’ 입구. 서보라미씨 제공

코끼리는 사회적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족 사이 유대가 긴밀해 뼈의 냄새로 죽은 가족을 알아본 후 오랜 시간 쓰다듬기도 하고, 동료의 사체를 지키고, 고통을 당하거나 죽어가는 동료를 보며 고통을 함께 느낀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기가 높다 보니 동물원에 갇혀 지내는 경우도 많고 관광지에서는 서커스나 코끼리타기 체험으로 이용되고 또 일부 지역에서는 학대를 당하며 구걸하는데 동원되기도 합니다.

지난달 중순 인도를 대표하는 타지마할이 있는 도시 아그라 내 코끼리 보호소인 ‘와일드라이프 SOS 코끼리 보호소’를 다녀온 동물보호활동가 서보라미씨로부터 치유과정을 겪고 있는 코끼리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인도 각지에서 학대 받고 방치됐던 8마리의 코끼리가 구조되어 지내고 있습니다. 이곳 코끼리들은 원하는 만큼 들판에서 산책을 즐기고, 진흙탕에서 장난을 치며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요, 여기까지 오기 전 이들은 길거리를 다니며 돈이나 먹을 것을 구걸하는 호객도구로 이용되어 왔습니다.

50년간 학대받다 지난해 구조된 코끼리 라주. 인디펜던트 제공

이 가운데 보호소 앞 입구 쪽에는 무려 50년 동안 약물중독 주인으로부터 날카로운 족쇄로 네 발이 묶인 채 학대를 당하다 구조된 코끼리 ‘라주’가 살고 있습니다. 라주는 구조 당시 눈물을 흘려 ‘눈물 흘리는 코끼리’로 알려져 있는데요, 라주는 야생에서 새끼일 때 사냥꾼들에게 잡힌 후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데 이용되어 왔는데 종이와 플라스틱까지 먹을 정도로 굶주림에 시달렸습니다. 라주의 전 소유주는 관광객들에게 행운을 준다며 라주의 털을 뽑아서 팔아 털도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태며 라주의 다리는 농양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라주는 작년 7월에 구조됐지만 아직 회복 중이라 보호소 방문자들이 직접 볼 수는 없었습니다. 정신적인 트라우마로 인한 돌발 상황에 대비해 라주 옆에는 담당 사육사가 24시간 같이 있다고 합니다.

인도 아그라 내 코끼리 보호소인 ‘와일드라이프 SOS 코끼리 보호소’ 에 전시된 라주를 묶었던 쇠사슬. 서보라미씨 제공

2013년 7월 음식을 구걸하는 코끼리로 사용되다 구조된 락시미는 패스트푸드를 포함한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 건강을 위협할 정도였는데 보호소에 온 이후 몸무게가 무려 200㎏이상 빠지며 건강을 되찾고 있다고 하고요. 비즐리는 과거에 교통사고를 당한 후 뒷다리를 심하게 다친 뒤에도 결혼식 등 각종 행사에 동원되다 2010년 11월에 구조됐는데 보호소에서 아침 산책을 특히 좋아한다고 합니다.

2013년 7월 음식을 구걸하는 코끼리로 사용되다 구조된 락시미. 서보라미씨 제공

서씨는 “코끼리는 보기에는 덩치만 크고 단순해 보이지만 굉장히 영리하고 감정이 많은 동물”이라며 “관광객들이 귀엽다고 기념사진을 찍고, 조련사에게 돈을 주지만 이는 더 많은 구걸코끼리를 양산한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알았으면 한다”고 합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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