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마다 계약 갱신하지만 세입자 원하면 8년까지 거주
면적 85㎡ 이하가 주축 예상, 주택 브랜드 이름에 '스테이' 첨가
정부가 치솟는 전셋값으로 인한 전세대란과 월세시대 진입 등 중산층의 주거 불안정을 해결할 카드로 기업형 장기 임대주택을 제시했다. 물량이 부족하고 주로 저소득층에 공급하던 공공 임대주택의 한계를 민간 건설업체를 임대시장에 적극 끌어들여 보완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업들의 참여가 늘어나면 삼성, 현대, GS, 대우 등 대형건설업체들의 브랜드를 단 임대주택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내용을 문답을 풀어본다.
-기업형 장기 임대주택은 기존 임대주택과 뭐가 다른가.
“임대주택은 흔히 주체에 따라 공공과 민간, 임대방식에 따라 건설과 매입, 임대의무기간에 따라 단기(5년), 장기(10년)로 나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공공 건설, 부영은 민간 건설, 집을 사서 세를 놓는 개인이 등록할 경우 민간 매입 임대로 보면 된다. 이번에 새로 도입하는 기업형 장기 임대는 민간 건설(300호 이상)과 대규모 민간 매입(100호 이상) 임대에 해당된다. 다만 임대의무기간을 8년으로 바꿨다. 아울러 단순 임차 관리 외에 세탁 청소 등 종합주거서비스도 제공하도록 했다. 요건만 갖추면 건설업체뿐 아니라 부동산투자업자, 공동투자펀드(리츠)도 참여할 수 있다.”
-8년간 거주를 보장받을 수 있나.
“통상 임대처럼 2년마다 계약이 갱신되지만 세입자가 희망하는 한 8년간 계속 살 수 있다. 이는 임차가구 평균 거주기간(3.5년)보다 2배 가량 길다. 단 임대료 3개월치를 연체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다시 세를 놓거나 임대사업자가 충분한 보상을 한 경우에는 재계약을 거부당할 수 있다.”
-임대료는 어느 수준인가.
“해당 지역 전셋값 중 중간에 위치한 가격(중위 전세가격)을 기준으로 연 6%의 전월세전환율을 적용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예컨대 지방(중위 9,000만원)은 보증금 3,000만~3,900만원에 월세 26만~30만원, 수도권(중위 1억8,500만원)은 보증금 6,200만~8000만원에 월세 53만~62만원, 서울(중위 2억4,300만원)은 보증금 8,100만~1억400만원에 월세 70만~81만원 정도가 된다. 임대료는 연 5% 내에서만 오르도록 설계됐다. 정부는 이 정도면 중산층이 감당할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아무나 살 수 있나, 면적은 어느 정도인가.
“공공 임대주택은 무주택, 청약자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하지만 기업형 임대는 이런 규제를 없애고 사업자 자율에 맡겼다. 분양전환 의무도 없애 사업자가 8년 뒤 임대를 계속할지, 분양으로 전환할지도 선택할 수 있다. 표준임대료를 적용하던 최초 임대료 기준도 폐지했다. 면적은 85㎡ 이하가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상도 가능하도록 면적 기준을 없앴다.”
-건설업체가 짓는 일반 분양주택과 어떻게 구별되나.
“각 기업의 분양주택 브랜드 뒤에 기업형 임대 주택의 브랜드인 ‘뉴 스테이’(NEW STAY)에서 따온 ‘스테이’나 ‘스테이8’(8년 거주 의미)를 붙여 쓰도록 할 계획이다. 예컨대 ‘래미안스테이’ ‘자이스테이8’ ‘푸르지오스테이’ 하는 식이다.”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면서 일반 분양시장에 주력하는 대형 건설업체들이 참여할까.
“택지 세제 금융 등 최대한 당근을 제시했다. 국유지와 공유지,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으로 남은 종전 부지, LH 보유 토지뿐 아니라 민간이 원하면 개발제한구역도 해제할 방침이다. 세 부담을 줄여 참여 기업의 연 수익률을 2%에서 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게 정부의 계산이다. 다만 공급 물량은 정하지 않았다.”
-개인 임대 사업은 달라지는 게 없나.
“개인이 주로 하는 매입 임대는 의무거주기간을 5년에서 4년으로 줄이고, 자발적인 등록을 유도하기 위해 임대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일 경우 건강보험료 부담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세종=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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